거림계곡에서 세석산장까지 지리산에서 극한직업 체험

2023. 4. 24. 15:23≪업 무 이 야 기≫/내가하는잡다것들

2023.4.20(목)

약 36년간의

공무원 생활 위로출장은

지리산으로

 

 

원칙상

오지 출장은 헬기를

이용하여야

하나

 

 

공무원 생활

마지막 출장이라 걸어서

지리산으로

 

 

이번  4박 5일

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망)

무선국 정기검사

출장이다

 

 

마지막 일정은

거림계곡에서 10시 30분경에

 

보무도

당당하게 세석산장으로 출발

 

 

산불예방 차원으로

4월말까지는 지리산은 입산금지

기간이라

등산객으로 오인 못 가게 한다

 

세석산장에

설치된 국가재난안전통신망

무선국 정기검사로 인해 왔다니

산불 내지 말고 갔다

오란다

 

 

거림에서

세석산장까지는 6키로

등산이라면 2시간 정도 떡을

치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러나

장비 무게가 전체 약 30Kg 정도

초반은 오를만하단다

지리산에서

제일 편한 코스가 거림에서

세석까지 이다

 

힘자랑이 아니라

사실 한방에 오를 수 있는 곳

 

 

천팔교이다

천팔교라는 이름은

여기가 고도 1,008미터라

천팔교라 지어

졌단다

 

 

지리산이 좋은 것은

항상

수량이 풍부하여 좋다

근사한

이름 하나는 있을 만 한데

지리산에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모양이다

 

지리산

규모에 비해 초라한 폭포

 

 

여유로운 발걸음 

아직 절반도 못 올라왔을걸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북해도교

 

북해도는

일본의 북쪽에 있는 지명

아무리

이름을 지을 것이 없더라도

북해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유는 

겨울 산행을 시작하여 여기에

도착을 하면 찬기운이 느껴 춥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사람들

춥다고 하면 우선 시베리아,

만주벌판

 

그리

일본북해도가 춥다고들 한단다 

그리하여

여기가 북해도라 하였단다

 

온 나라가

일본 잔재(지명, 교가, 건축물 등)

흔적 지우기 하고 있지

않은가

거림세석대교 이런 이름 어떨까

 

 

절반이상 올랐다

허나 힘든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무명교을

지나고부터는

한동안

머리를 땅에 처박고 오르다 보면

입에 단내가 나지

않을까 싶다

 

 

가자 가자

빨리 가자 이러다 해 지겠다

 

 

지리산은

딱히 볼거리가 없는 산이다

 

단지

많이 찾는 이유는 남한땅에서

제일 높은 산(1,915미터)이라는

이유 하나

 

한라산은 빼고

그래서

이런 풍경도 하나의 눈요기 꺼리라

잠시 쉬어가는 시간

 

 

나의

첫사랑은 떠났지만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어쩌다가 우연이라도

좋아

오늘 지리산에서 만났으면

좋겠는데

 

 

한때는

지리종주 화대종주 도둑산행등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았던

지리산이었다

 

 

제석교에

도착을 하였다는 것은

곧 세석산장이 다가온다는 것

 

 

숲을

온전히 느끼려면 계곡을 벗어나야

그 숲을 볼 수 있다고

한단다

곧 계곡을 벗어날 것이다

 

 

안면 많은

이정표를 만났다면 곧 세석산장이

다가온다는 것

 

 

오늘 정기검사 대상 시설

 

 

처녀치마꽃이란다

첫사랑을

만난 기분처럼 가슴이 뛴다

 

 

무선국 검사는

대조검사 그리고 성능검사로

구분되며

 

 

우선 설치된

설비가 허가증에 기재된 것과

동일한지를 여부를

확인

 

 

성능검사는

주파수허용편차 ,공중선전력

스퓨리어스, 점유주파수대역

등등

 

 

전파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는 않으나

다니는 길이 있다는 거

성능검사를 하는 주된 목적은

타 통신을 보호하기 위함

(즉, 혼신예방)

 

 

1시간여 동안

검사를 완료하고 마침

마침 세석산장 지기님 아는 분이라

따뜻한 커피를 대접

받고

 

 

 

이 사진은

천왕봉 정상석에

전자파가 나온다는 민원해결

그리고

기 측정차원에서 올랐던

것이다

 

 

산아래는

2월에야 피는 버들강아지는 

이곳은 이제야

피었다

 

 

인생은

피아노 치는 것과 같단다

내가

어떻게 피아노를 치는 것에

따라 얻는 것이 달라진다고

하니

이런 업무라면

인생 80세까지도 재미나게

할 것 같다

 

 

이제 말 그대로

지리지리 한 거림으로 내려가야

한다

 

 

나의 몸은

비록 어머니의 산을 떠나지만

언제든지 지금처럼 지리산을

기억할 것이다

 

 

어둑어둑

해지기 전에 서둘러

우리는

거림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인생 60년

공무원생활 36년을 돌아보니

 

나 라는 인간은

정치가도 아닌고 세계를 바꾼 것도

아니고 

기록될 만한 산행기록도 없고

한마디로 보잘것없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지리산에 올라서야 알게

되었다

 

 

거림계곡은

한마디로 지리지리 하고 길었다

그러나

하루해는 너무 짧았다

 

 

비록

어머니 품속 같은 지리산을

떠나지만

 

오늘

지리산에서 보낸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누구든

언젠가는 좋은 기회를 만난다고

한다

 

 

다만

기회를 포착하는 시기를 맞추기

어려울 뿐이란다

 

 

그나저나

여태까지 기회를 잘 포착하고

살아왔던 나

 

앞으로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잠시

머물다가 가는 인생

나는 백 년도 살지 못하면서

천년만년 살 것처럼 여태

살아왔다

 

결국

남는 것은 한 줌의 재가 아니

겠는가

 

 

오늘도

지리산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

 

마음속의

쓰레기는 지리산 계곡물에

흘려보내 태평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