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산 용아능선(용설지대)/밀양얼음골 /호박소

2022. 11. 9. 09:34≪일반 산행지≫/영알(천황,재약산)

2022.11.6.(일)

짜치서 멀리

남들처럼 단풍 구경은 못 가고 

 

그나마

가까우면서도 단풍으로 유명한

밀양 얼음골 및 쇠점골로

떠나 본다

 

코스는

천황사-용아 C코스(용설지대)

용아 B코스-동의굴-용아A코스

케이블카상-능동산 -석남터널

쇠점골-호박소(약 8시간)

[전반전: 천황사-용아B-얼음골]

주차장에서 바라본

오늘 전반전 놀고 올 얼음골

풍경이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천 원이다

거의 무료 수준이다

 

천 원 받아  직원 월급도

안될 듯

 

그러나 

 

이마에

고향사람이라고 쓰여 있지도

않는데 그냥 가란다

 

 

[천황사]

스님에게

한 말씀해 달라고 하니

스님은 안 계시고 대신 부처님에게

한 말씀해 달라고

하니

 

위험하니 한 눈 팔지 말고 조심히

다니란다

 

 

 

그래서

흔히들 하는 말

 

부처님 말은 믿데

스님 말은 믿지 말자고 하고

 

예수님 말은 듣고

목사말은 믿지 말자고 한단다

 

그리고

정치에는

관심을 갖되 정치인 말은 믿지

말자란다

 

 

 

 

오늘도

고생할 줄 알면서도 이곳으로

왔다

 

 

 

 

한마디로

욕심은 개고생이란다

욕심이 적으면 적을수록

인생은

행복하다고 한다는데

 

 

 

아주 낡고

고전적인 말 모든 사람이

다 안다고는

하나

 

 

실천에

옮길 수 없는 인간의

진리인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상춘객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면

 

몸은

편한 지는 모르나 마음은 편치

않을 듯

 

 

지난

좌절의 시간은 잊자

 

재작년 딱 이맘때

  이 바위를 들어 올리다 허리

삐끗하다

몇 날 며칠을 개고생 하였다

 

 

혼자라

항상 인생사진은 실패작이다

 

 

그래서

실패는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를 보통 불운 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오늘

단풍은 파이다만

대신 진달래가 만개하여

나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가끔

산에 다니다 보면 계절을

망각하고

피어나는 진달래는 있었다만

 

이곳

진달래는 다르다

1년에 3번 핀다는 것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그녀 가슴속에

한번 핀다고

한단다

 

 

 

옛말에

가을 단풍은 봄꽃보다 이쁘다고

한단다

 

가을 단풍과

봄꽃 중에 누가 더 이쁜지는

생각하는 바에 다르지

않을까

 

 

 

 

 

이것은

허준 스승인 유의태 선생이

자신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이곳까지 왔으나 찾지  못한 

불로초

 

 

 

인생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정상에 올라가야 산아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단다

 

오늘 같은 날은

정상에 오르지 않고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못생겨서 사랑받는 것은 아마도

소나무뿐일

것이다

 

뒤편의

쭉쭉빵빵 미인송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쭉쭉빵빵

미스코리아 소나무는 땔감

아니면 서까래로만

사용된다는 것

 

 

 

혼자 

인생 사진 찍는 것에 한계가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은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는 것

 

 

[동의 굴]

허준 스승인 유의태 선생을

이곳에서 해부하였다고

하는 동의 굴

 

유의태 선생은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워 기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고자

했을까

 

 

다시

발길을 얼음골 결빙지로

옮겨 본다

 

 

옛말에

가는 가을과 애인은 잡지 말고

오는 겨울 반갑게 맞이 하자고

한단다

 

그때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설경이 우리를

맞이 할 것이다

 

 

 

바라만

봐도 저절로 휠링 되는 듯

대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결빙지]

 아침엔 영상 18도 였으나

 

낮이 되니

온도계는 1.7도를 가리킨다

 

아무튼

밀양이라는 동네는

신비를 넘어 신기한 동네이다

 

 

 

결빙지에서

다시 용아 A코스를 오르기

위해 가마불 폭포로

이동

 

 

 

[중반전: 결빙지-능동산]

지독한

가을 가뭄으로 말라버린 가마불

폭포

 

 

 

자연이 만든 하트 폭포

 

 

 

계곡을 지나니

다시 등산로 용아A코스는 몸을

일으키니

 

나는

한동안

코를 땅에 처박고 부지런히

오른다

 

 

 

능선에 올라서니

이따금 들리는 가을바람 소리와

낙엽 잎이 떨어지는

소리는

 

마치

카네기홀에서 흘려 나오는

음악소리 처럼

들리며

 

 

그러나

관객은 딱 나뿐이며 이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콘서트장은

  없을 듯하다

 

 

갑자기

관객 한 분이 늘었다 두 명이다

 

 

 

안면 있는

못난 소나무가 나온다는 것은

이제

볼 것은 별로 없고 열심히

오르기만 하면

될 듯

 

 

 

가을은

달력 한 장 넘긴다고 오는 것은

아닐 텐데

 

 

소리 소문 없이

온 가을 이젠 어느덧 가을

끝자락

 

가을

단풍구경 한번 못하고 계절을

겨울에게 넘겨줄

 

 

 

달팽이 나무

 

 

 

용아 능선에

유일한 로프 지대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산정은

어느덧 겨울이나 다름없어

삭막해 보인다

 

 

저 말 못 하는 소나무

우리가 모르는

영남알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도 기억할 산증인

될 것이다

 

 

[능동산]

오래전에는

정상석을 나침판 역할을

하였으나

 

이제는

등산객의 인생 사진 장소 역할

뿐이다 

 

그래서

나도 공중부양 하듯 인생사진

하나 건졌다

 

 

 

[후반전: 능동산- 호박소]

주변을 정리하면 멋진 소나무로

거듭날 듯

 

 

 

천국과

지상낙원이 비교되는 소나무

 

커피 한잔과

더불어 찐한 농담을 해도 받아

줄 수 있는 사람과 쉬어

갔으면 좋은 곳

 

 

이제

영남지방 최고의 단풍 지대인 

쇠점골로

 

산에서 만나는 계단

오를 때는 지옥같은 계단

내려갈 때는 천국의 계단

 

 

 

자연은

자신을 보여 주는 거울이란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얼굴을 찾을 수 있다

 

 

 

비록

보잘것 없은 폭포이나 흐르는

물소리는 나이아가라 폭포

못지 않다는 것

 

 

 

행복은

따로 없고 이 순간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

 

 

 

조금

일찍 산에 들어왔더니 산새들의

합창소리

 

그리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 등을 들어니

 

산에 갈 때는

조금 일찍 부지런을 떨어도

좋을 듯

 

 

 

어느 날부터

눈이 침침해지더라 나이가

들었다는 뜻

 

이것은

필요 없는 것 보지 말고

꼭 필요한 것 만 봐라는 뜻이란다

 

그래서

단풍도 잘 들었는지

몰겠다

 

 

 

내 고향

밀양 최고 비경 얼음골과

쇠점골이 아름다운

것은 

 

비단

단풍이 있었서가 아니라

그 속에 내가 있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오천 평반석에

도착을 하니 서서히 산행 마감

시간이 다가오니

 

왠지

그리움이 남는 하루가 될 듯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 꽃을 본 듯 반겨

주고

 

나쁜 것을

보면 뱀을 본 듯 피하면 된단다

 

 

 

오늘 

육체는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곱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만큼은 언제나 청춘이다

 

 

 

 

[호박소]

산행에서

묻어 나오는 찌든 땀냄새를

씻어내기 위해 호박소로

왔다

 

 

 

유래는

절구통, 호박처럼 생겼다고

호박소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고 하여

구연소

 

 

 

시례 호박소

실 한 타래 들어가는 깊이라 하여

시례

 

빠지면 시체는

재수좋으면 낙동강 하구둑에서

발견되고

 

 지지리도 복이 없으면 시체는

태평양을 건너

 

인도양 지나 대서양에서 발견

된다고 한단나

 

 

 

 

산행에서

흘린 땀과 그리고 마음속에 고뇌와

 

스트레스는

호박소 계곡에  흘려 보내면서

산행을 마무리 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