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대간 1

2012. 10. 9. 10:59≪일반 산행지≫/훔친 남의 산행기

졸음과의 싸움에서 뭘 얻은건가.

-얻은건 없고 서서 자는것 좀 배워 왔습니다.-

대간 1구간 남해에서 지리 넘어 덕유까지 산길 225km 무박105시간 산행 

그 처절한 아름다움속에...

 

동대구역에서 서울에서 오신 산넘어 대장님.울산에서 오신 겨울대장님 저 셋이서 서부정류장 버스편으로

진주로 이동합니다.

진주에 사시는 영스님의 차량으로 남해대교로 이동

영스님 덕분에 완주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백두대간이 용트림하며 마지막 자욱을 남긴 대간의 끝자락 남해

백두의 끝자락 우듬지 산행을 준비하고 보니 날씨가 여간 더운게 아니다.

온도계를 보니 30도를 가르킨다. 잘못 본건 아닐까 다시 봐도 30도를 가르킨다.

한여름을 연상케하는 날씨가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조망이 좋으니

대교를 건너면 남해섬인데 개인적으로 남해섬 61km 종주 4번인가 지나간 산줄기이다.

그리고 장군의 마지막 바다 이기도 하고

모처럼 찾은 바다 그 비릿한 바다향이 너무 좋다.

 

날씨가 덥고 등로가 가시밭길이라,식수가 많이 들것 같아 초반부터 힘들것 같은 예상을 해본다.

배낭무게 평균 9kg-10kg

식수 3리터. 햇반 5개. 마른반찬.빵 갈아입을 옷...

음!~~~

배낭이야 늘 그렇고 이곳은 바다

깊고 푸른바다에서 올라온 바다향은 너무 좋다.

 

울산의 겨울 대장님. 그리고 저 오른편 서울의 산넘어 대장님

제 양편으로  클럽 산행 대장님들이죠

늘 같이하면 든든한 사람들 대간 7차팀

 

오늘 산행은 신산경표에 의해서 백두의 끝자락 우듬지 남해로 왔으며

지난 5월에 중산리 지리-덕유 소사마을까지 대간 1구간 143km을 한구간으로 했지만 그건 접어 두고

대간 1구간을 좀더 길게 해 보고자 남해로 다시 내려온 산행 입니다.

이렇게 지도를 보니 좀 멀군요.

 

진주에서 오신 영스님은 다시 진주로 돌아 가시고

우리셋은 올망졸망한 마을 골목길을 지나 선답자분들의

땀이 묻어나는 길로 서서히 파고 듭니다.

 

돌아보니 남해섬이 반갑지 않은 손님을 좋은날씨로 반기는 군요

좌측으로 구두산 우측 멀리 망운산

그리고 장군의 함성이 들리는듯한 노량

모든것이 새로게 다가 옵니다.

 

잠시 이런길로 가다가

 

이런길로 갑니다.

그동안 이런길로 많이 다녀봐서 새삼스러울것도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5일간 무박 100시간이 넘을까 그게 걱정입니다.

 

j3클럽 산행 대장 산너머님

작년 한해 2천 5백km

올해 10월까지 1천 8백km의 산길을 걸은 분이다.

올해도 2천 5백km 꼭 걸으시기 바랍니다.

 

남해섬 51km 종주 처음과 끝 모두가 보이고

우측으로 장군의 유해가 처음 묻으로 올라온 이락사가 보인다.

초보산꾼이지만 산보다 장군의 삶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지금 이순간

모든게 그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대교에서 출발전 준,희 선배님과

신산경표의 박성태 선배님께 전화를 드려 봅니다.

두분 모두 건강 하시구요 늘 좋은 산길에 등불로 남아 주시기 기원드립니다.

 

노량과 멀리 망운산

조망이 참 좋다

바람은 없고 따사로운 햇살만 가득한 연대봉

남은길을 어이갈꼬 하니 거리에 비해 아직 시작도 못한 그런 기분이다.

 

연대봉

조망이 참 좋다.

가자!~~! 지리로

 

멀리 지리가 보이더니

두사람이 이렇게 등장 합니다.

대간 1구간:5월 중산리-소사마을 143km

       2구간:8월초 소사마을-이화령 186km

       3구간:8월 이화령-죽령76km

      4구간:9월 죽령-대관령198km

     1구간 다시 재도전 남해-소사마을 10월 225km

늘 저와 같이 움직이는 병만족이죠.

 

날씨가 너무 더워서 벗고 진행

요러고 돌아 다니다가 온통 긁힘

 

 

금오산 가는길에 철쭉밭 사이로 그리운 준,희선배님을 만납니다.

선배님 건강 잘 챙기시고 꼭 산행 같이하고 싶습니다.

먼지묻은 목패 잘 딱아 두고

건강하세요

 

너덜길도 지나고

 

뒤에 두분 내려 오는군요

등로가 없으니 후답자분들 그냥 내려 오시면 됩니다.

 

아침재에서

 

연대봉은 저렇게 엉망되어 가고

 

남해 산줄기가 그림처럼 나옵니다.

멀리 남해종주 끝자락 노루목이 보이고

지난 시간이 몹시도 그립게 다가 오니 내년 벗꽃곱개 피는날 한번 찾아 봐야 할지도 모르고

남해종주...창선도 모두가 보물섬이죠

 

깃대봉에서 본 금오산

 

물 아껴 마셔야 하는데...

지금 연대봉은 살이 한움큼 뜯겨 나가고

고통 받습니다.

산이 저렇게 시름하니 보기 싫어 금오로 갑니다.

 

가을은 억새라 했던가

키작은 억새가 참 좋고

 

가을철 산행은 온통 이렇죠

좋은길 찾는다면 아스팔트나 임도로 가면 되고

산꾼은 이런길이 편하죠

가는길에 남은가을날을 살찌우는 거미의 건축물에 얼굴이며 몸이며 온통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얼굴에 묻은 거미줄은 끈적끈적 

 

여기 이후로 등로는 그냥 고약합니다.

 

희미하게 이어진길을 찾아 오르고 오르면 정상으로 가고

 

 

 

 

 

좌측으로 남해섬 망운산이 보이고 멀리 여수 산줄기가 다가 옵니다.

 

겨울 대장님

 

오늘 옷차림 컨셉은 저와 같이 벗고 진행

온통이 다 긁혀 엉망이지만 그래도 더운것 보다 좋다고

 

지나온 연대봉

 

 

 

금오산 정상 임도길

 

물로 배 꽉 채우고

준,희 선배님이 마루금으로 가서 일등 삼각점을 찾아 보고 오라신곳이다.

우린 마루금으로 갑니다.

도로는 잠시 접고

 

정상 인증 한장 남기고

헬기장 구경도 하고 다시 돌아나와 잡목속으로

 

 

 

이렇게..내려 가는데

 

앞에 보이는곳이 마루금

희미한 길 마져도 없는곳이라 그냥 철쭉사이로 헤집고 들어가니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

다시 올라오지도 못하고...

삼각점을 찾아야 하는데 곧장 내려 갑니다.

 

 

 

지나는 이곳은 지뢰지역 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

잡목을 헤집고 들어 가보니

온통 찔리고 긁히고

 

둘다 벗고 이렇게 철쭉 잡목 사이로 겨우 빠져 나오니

 

헐!~~지뢰지역이라 들어가지 말라는곳이다

우린 들어 갔다가 나온곳이고...

결국 좋은길로 가자해서 좌측에 붙은 산길에서 내려와 임도로 졸래졸래 내려옵니다.

금오산 3.8km지점에서 마루금이어 가고

대나무 숲에서 등로가 어딘지 그저 내려 갈뿐이다 가끔 선답자 시그널이 나타나면

이곳이 그곳으로 가는길인양 좋아하고

 

신안고개에서 때늦은 식사를 하고

고속도로 다리 아래를 지나 임도로 갑니다.

 

계봉(시루봉)가는길에 등로가

야간이라 등로 찾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시루봉 오르는길에 농가에서 묶어 놓은 개들이 야단이다.

빗방울은 떨어지고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 식수 보충하러 가고

장소가 음침하니 오래 머물기가 싫어 금방 나옵니다.

 

시루봉 정상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어느새 하늘에 별이 총총 합니다. 시원하니 좋고

 

 

이명산 시루봉에서 황토재 가는길 등로가 좋습니다.

황토재 매점에서 물품 구입가능한지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부지런히 가봅니다.

거미줄은 얼굴에 척척 감기고 주간에도 길찾기 어렵다는곳을  야간에 돌아다니니 

 

황토재 sk주유소 너무 늦게와서 문은 닫혀 있고

주유소 어딘가에 식수를 찾아 보충하고

잠시 아스팔트길에 누워 있으니 금방 등으로 차가운 냉기가 올라온다.

쉴곳이 없으니 다시 갑니다. 

 

등로는 진짜 엉망이다.

우둑 우둑...땅에 떨어진 잔솔가지가 발에 밟혀 뿌러지는 소리가 싫을 정도로 들린다.

밤새 이소리는 계속되고

 

어렵게 찾은 선기동봉

 

일천봉 지나

 

선배님 간판을 지나

억새밭에서 차가운 샤워를 억지로 한번 즐기고나 오니 옷이 축축하다.

 

고통의밤과 잔솔가지 뿌러지는 소리가 싫었던 곳을 빠져 나오니

아침이다.

 

겨울 대장님

 

좋은 일출로 지난밤에 있었던 고통을 녹여 줍니다.

 

다시 다음 산길로 가기 위해서 셋팅하고

준비해간 햇반으로 아침식사를 합니다.

반찬은 각자 한가지씩

 

옥산 분기점에서

이제 낙남길입니다.

 

멀리 지나온 금오산이 보이고 그뒤로 남해 망운산이 고개를 내 밉니다.

뽈록볼록한 산줄기는 창선도 속금산에서 대방산으로 가는 산줄기고

 

좌측으로 천왕이 보입니다.

저녁에 저곳에서 천왕을 만나야 하는데 삼신봉에서 단속시간이라..

서두르지도 못하고 천천히 진행

 

지난봄에 뭐하고 이제서야 꽃망울을 터트리는지...

여기저기 둘러봐도 이녀석뿐이라

이왕 세상에 나온것 좋은 향 천리먼리 날려 보내고

아름답게 지길

 

 

돌고지재

여기 오면 뭔가 있을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지리권인가

차즘 고도를 높혀간다.

 

지나온 옥산 분기점

햇살이 좋아 잠이 오고

 

방화봉 고지에서 휴식중

 

휴식중에는 가지고 간식 조금식 계속 먹습니다

절대 배부르게 먹지 않고

 

이제부터 급 오르막과 산죽 터널로 갑니다.

 

드디어 천왕이 지척에 다가오고

 

천왕과 가운데 멀리 삼신봉 방향

 

겨울 대장님 산설명

 

고운동재에서 식수 보충하고 실컷 마십니다.

세수하고 열기로 가득한 두다리 물로 식혀보니 사람꼴이 말이 아니다.

지금 진행하면 외삼신봉에서 국공에 단속될것 같아

따가운 아스팔트길에 앉아 간식으로 식사를 합니다.

 

산죽과 지난 태풍에 쓰러진 나무 사이를 포폭하고

그렇게 대간길을 이어 갑니다.

 

삼신봉으로 가는길에

 

천왕이여

오늘밤에 주능에서 단속 안되게 지리에 드는 사람들 모두 일찍 잠들게 해주십시요^^

그리고 갑니다.

믿은은 마음속에서 나오니

 

해는 넘어가고 도착한 외삼신봉

이곳에서 일몰 보려고 했는데

 

아껴 두었던 오랜지표 감귤 한잔하고

 

멀리 금오산이 아직도 보입니다.

온통 가시밭길이라 징그럽지만 대간의 끝자락이니 사랑해야 할산

다음 대간 8차가 저곳을 지나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우리중 누군가는 길안내를 해드려야 하는데

 

두분 실루엣

 

삼신봉에 도착하니 바람은 불고 춥다

기온을 보니 영상 7도를 가리킨다.

오래 있으면 춥고

지리 주능선을 향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진행하니

영신봉이다.

보름 지난지 몇일 안되어 달빛은 밝고 주변 별자리 기온이 참좋다.

멀리 밤하늘의 다이아몬드 6자리중

시리우스.작은개 자리의 프로키온.쌍둥이.마차부 자리의 6번째 카펠라.오리온.황소자리 별빛이 영롱하고

북극성 자리는 다른 별자리 밝은에 묻혀 희미하게 보인다.

하늘의 별중 단연 시리우스별자리가 가장 밝게 보이고

저 시리우스 별자리는 누구의 별자리인가

신백두대간 영신봉을 기점으로 방향을 성삼재로 틀어야 하지만

이곳 지리산에 왔으니 천왕께 문안인사는 드리고 가야죠 5.5km 왕복하러 갑니다.

렌턴불을 끄고 진행 세석을 통과하고 장터목까지 진행

 

새벽 01시 천왕에 오르니 오늘 많큼은 우리가 제일 높은곳에 있다

별자리는 영롱하고 달빛은 밝고 막걸리 한잔이면 딱 좋겠는데

주변 별자리 구경하고 차가워진 몸뚱이가 걱정되어 얼른 하산길에 서두른다. 

천왕 기온: 영상 3도

 

천왕에서 영신봉으로 다시와 차가운 바위에 앉아 햇반을 꺼내 한숟갈 뜨지만 넘어가지 않는다.

물에 말아 먹으려 물을 부어 몇번 휘적거리다 한술 뜨니 목에 넘어가지 않고

한술만 뜨고 쓰레기 봉지 속으로 ...

일출은 가다가 볼 생각으로 진행 한다.

 

 

선비샘 가는길에

 

선비샘 직전에 일출

 

이곳에서 햇반 몇개사서 보충하고 하나는 먹고

따뜻한 햇반이 너무 좋습니다

야간에 차가운 햇반은 정말 못먹겠더니...

햇반하나 게눈감추듯 얼른 먹고 그래도 배가 고프니...

배속에 거지가 들어 앉아 있는지

 

성삼재로 갑니다.

 

빨리 갑시다 성삼재까지 가야 100km 절반 정도 왔으니

 

세석에서 콜라하나 사서 마시고

 

단풍으로 물든 계단길로 천천히 구경하며 갑니다.

대간길만 아니라면 천천히 가고 싶은데 목적이 다르니

그저 반사적으로 발길이 움직입니다.

오늘 가나 내일 가나 가면 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0시간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기에 앉아 놀시간이 없고

 

한발 한발 움직입니다

인생사 등산과 같을수도 있겠죠

오르막 내리막

쉬운길 어려운길

가다가 좋은 인연도 만나고

결코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도 만나고

"인연을 함부로 만들지 말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지리 태극을 즐기시는 짱아님

지리태극은 잘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토끼봉 내려가는길에  구상나무 풍경이 눈앞에 나타 납니다.

한겨울 이곳을 지나면 그렇게 좋더니만

지금도 참 좋습니다.

언제나 그자리에 서서 뭇 산꾼들의 지리 이야기를 듣는 나무들

잠시 앉아 경치를 즐기고 다시 갑니다.

 

 

 

화개재

삼도봉 까지 17분 타임으로 올라갑니다.

삼도봉 나무 계단 오르기

그저 앞만 보고 꾸준히 오르니 정확히 16분 입니다.

 

산대장님

대간 마치고 기맥길로 같이 가시죠

그곳에도 사람들이 지나가는 자리니 꼭 이요

그리고 6.25 격전지 호국산행 대간 마치고 가니 오시구요

다음 호국산행은 이화령 전투지역입니다.

 

 

겨울 대장님

당신이 있어 지난 시간이 참 편안했으며

기맥길로도 같이 가면 좋겠습니다.

좋은자료 찾아 같이 고생 조금만 더해 주십시요 

 

성삼재

드디어 라면 한그릇 시켜놓고 감사한 마음으로 젓가락을 들어 봅니다.

수없는 발걸음

내가 걸은 걸음이 이곳에서 라면 한끼로 보상 받을때 가장 행복합니다.

소박하지만 우리가 드는 라면은 어느 왕가의 점심식사 보다 훌륭하다는걸 알수 있습니다.

라면으로 식사를 하고 주차장 한켠 햇살좋은 곳에 잠시 몸을 녹이고

다시 만복대를 향해서 갑니다.

 

고리봉

 

고리봉에서 본 성삼재와  노고단

 

반야가 지척에

 

만복대 오름길에

가을억새와 반야

그뒤로 천왕이 보이고

 

성삼재에서 지나온길

 

해넘이가 시작되고

 

증명사진

 

멀리 바래봉이 보이고

우리가 가야할 고리봉도 보이고

 

정령치에 오니 문은 닫혀있고 식수만 보충해서 고리봉으로 오르고

잠시 여기 저기 전화를 합니다.

 

 

아스팔트길로 하염없이 걸어 도착한 주촌마을

잠은 오고...여원재에 혹시나 해서 그냥 갑니다.

 

오르막 내리막 몇번 넘어가며 여원재에 11시넘어 도착해서  아줌마 깨워

남은 밥덩이 있으면 팔아라 해서 쌀구경 합니다.

막걸리도 한잔

이제서야 사람이 똑바로 보입니다.

그나저나 내일은 어디서 한끼 해결할지

 

 

야간은 계속되고

이틀째 잠 못자니 비몽사몽

 

고남산 도착

 

마을정자에서 잠시 눈을 붙여보니 차가운 나무 바닥에 냉기가 가득 올라옵니다.

이러다 사람 잡을것 같아 다시 진행

이곳 휴게소 할머니께서 막걸리 판다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깨우기도 그렇고...

  

대간 7차 시그널도 한장 달고

 

고속도로 무단 접령도 해가며

 

사치재 지나서 뒤돌아본 고남산

참 징그런 산이다.

뭔 오르막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지

 

이번 태풍이 나무가 넘어져 등로마다 온통 이렇다

거의 포복을 해야하니 진행이 더디다.

 

구절초 향은 온산을 날리고

그길따라 걷는 우리도 즐겁습니다.

가을산행은 구절초 산행인가 보네요

 

길가에 지천으로 널리 어름

하지만 조금 늦어서 모두 벌어져 알맹이가 땅에 떨어져 없습니다.

그래도 배가 고프니 하얀속살이라도 먹어 봅니다.

지나는길에 떨어진 밤도 주워 까먹고

 

아막성 오름길에

 

안내도

 

멀리 봉화산이 보이고

 

복성이재

잠시 앉아 허기진 배 물로 꽉 채우고 다시 갑니다.

 

매봉에서

 

지나온 산줄기들

 

봉화산

젊은 미소 대장님은 대간길 어찌 되셨는지

연락을 드리니 ...

혼자서 진행하시느라 엄청 고생 하신것 같아 울컥한 마음에 속에서 뭔가 올라온다.

나 역시 대간길 산이라 도와 드릴건 없고

미소 대장님과 가까운곳에 사시는 몇몇 지인분들께 연락을 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지만

...

사람사는 도리는 지키고 싶다.

마음 비울려고 산으로 찾아 오지만 비우기전에 울컥한 마음부터 생기니

아직도 초보는 어쩔수 없는가

 

아!~ 여기까지 왔다만

죽어도 가기싫은 복병 백운산이 지척에 기다리니 참 죽을 맛이다.

백운산 안가고 육십령 가는 방법없나.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백운산으로 향해 갑니다.

 

백운산

백운산

가기 싫다.

정말 가기싫다.

 

백운산이 좋다고

 

연비지맥 갈림길

그곳은 벌목으로 가면 고생인데...

 

첩첩산중 빠르게 갑니다.

어디 좋은곳에서 일몰이라도 볼까해서

 

억새밭

 

 

 

 

 

월경치

 

중재 가는길에

 

여기는 중치네

 

때려 죽여도 못갈것 같은 백운산에 1시간 40분만에 오르니

헥헥 입에서 단네가 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밤 여원재에서 밥한끼 그리고

오늘 우리가 먹은건 햇반 하나와 길가의 어름 몇개와  떨어진 밤 몇알이 전부

가을산행은 길가를 잘 찾아보면 먹을게 있다는것에 감사 드리고

 

혹시나 육십령에 가면 먹을게 있을까 해서 발바닥에 땀나도록 걷지만

그건 우리 생각이고

3일동안 잠을 못자고

졸면서 걸으니 1시간에 500m도 못간다.

그렇다고 자는것도 아닌데

나는 빠르게 가는것처럼 느껴 지는데 ...서서 자는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밤시간은 지나고

 

어떻게 왔는지 깃대봉이다.

정신 차려야 하는데...

백운산에서 이곳까지 오는동안 졸음을 이겨 볼려고 허벅지며 볼이며 꼬집고 때리고

수없이 반복했지만 졸음은 달아나지 않는다.

잠과의 싸움 그렇게 계속되고

깃대봉 아래 샘터에 가서 시원한 물을 보충하고 한모금 하니 정신이 든다.

하지만 몇 발자욱 못가서 다시 졸음은 찾아오고

새벽에 육십령 도착하니 매점은 불끈지 오래

정자에 들어가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잠시 누워보니 차가워 못누워 있겠다

바람은 불고

가다가 졸더라도 그냥 가기로 한다.

 

할미봉 가는길에 빗방울은 떨어지고

 

어제 굶고

오늘 다시 굶는 미친짓은 계속됩니다.

그렇게 오던 잠은 아침 여명과 함께 멀리가고

일행분들 먼저 보내고 몇일간 지나온 산길이며

다른곳에서(우두령-죽령구간) 고생하고 있을 산우 생각을 해봅니다.

결코 바라는건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그런생각을 말아야지 하면서도

생각을 하니 서럽고 서러운 마음에 두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모질게 걸어온 보람은 이런 조망이죠

 

 

 

 

 

 

 

겨울 대장님

 

멀리 산대장님.

 

 

 

 

 

 

 

 

 

 

 

드디어 마지막 종착지로 가는 관문 서봉에 섭니다.

 

육십령에서 우리보다 먼저 출발하셨다는 대간팀분들

 

산대장님 저. 겨울대장님.

 

서봉아래 철쭉

이녀석도 지난봄에 뭘 하다가 이제서야 꽃망울을 터트렸는지

 

걷지않고 똑 바로 날아 남덕유 정상에 서고 싶다.

 

배고파서 겨우 겨우 내려 섭니다.

오름길도 그렇고

 

남덕유에서 산대장님

 

남덕유에서

 

정상으로 가는길에 고운 단풍이 반깁니다.

천천히 즐기면서 가야죠

 

 

 

 

 

 

 

 

 

 

 

산우를 만나 라면 하나 깨물어 먹다 보니

공단직원이 안스러웠는지 햇반과 컵라면을 판다고 한다.

지난번에는 아무것도 안 팔더니

오늘은 라면에 햇반 진수 성찬이다.

 

지나온 산길을 둘러보고

멀리 금원과 거망산 방향

 

 

 

 

 

무룡산

 

 

 

 

 

 

 

백암봉 오름길

 

 

 

 

 

백암봉에서본 향적봉방향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해는 서쪽 넘어로 넘어가려 준비중이다.

지치고 힘들어도 이 고비만 넘으면 그리운 집으로 간다.

더 이상 먹을것도 없고 마지막 남은 물로 목만 축이고

 

한발 한발 가는길이 집과 가까워 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장님 제가 앞장 설까요-

"그렇게 하세요"

-어떻게 할까요 시간당 5km 속도로 가볼까요-

"좋죠"

-송계삼거리에서 멀리 보이는 지봉까지 일단 한번 빠르게 가보죠

날머리에 우릴 기다리는 사람도 있으니 너무 늦으면 안되죠-

 

제가 앞장서서

빠르게 빠르게 진행합니다.

잠시 단풍은 뒤로 두고

지봉에 올라오니  약 한시간 걸려 도착

 

일몰은 되어 해넘이도 끝 나가고

이제 눈에 보이는 그 모든건 지난 시간에 지나간 흔적을 기억하며

마음속으로 환한 길을 갈 준비 합니다.

 

 

징그러운 사람들

앞으로 고운길 찾아갈지 거친길로 멀리멀리 갈지

부디 산우와 산에 대한 그리운 마음만 간직 하시고

일체의 욕심은 산에두고 오는 그런 산우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신풍령 방향으로 다시 힘차게

 

 갈미봉

이제 신풍령은 지척이다.

 

 신풍령에서

정자에 쉴려고 보니 대간하는 비박 여성분들이  이야기중이다

"혹시 물 있으면 조금 얻어 마실수 있나요"하니

-앞에 있으니 부어 가세요 한다-

"많이는 필요없고 목만 축이고 갈께요"

고마운 분들 대간 잘이어 가세요

 

 삼봉산으로

 

 마지막 삼봉 정상

이제 그리운 집으로 간다.

그토록 괴롭히던 잠은 어딜 갔는지 찾아오지 않고 즐거운 마음만 가득한 시간이다.

 

무박 105시간동안 즐거운 산길에 동무가 되어준 산우들

백두대간 끝자락 남해에서 쉬지않고 열심히 걸었던 산길

우리나라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되길 바라며

산길 225km에 도움주신 준,희 선배님. 신산경표의 백성태 선배님께 감사드리며

록키님의 비피20 스포츠 깔창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 대간 이야기는 마지막 편 대관령에서 진부령 130km으로 이어 집니다.

날머리에 찾아오신 대구의 산우 두분 고마운 마음 지난밤 저녁에 일부는 갚았구요^^

멀리서 찾아오신 상록수님 정말 눈물나도록 고마웠습니다.

주신 사과는 너무 맛있었구요

상록수님 고마워요 다음 산길에서 봐요

 

 

출처 : J3 CLUB
글쓴이 : 배병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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