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 2구간 ( 소사마을 ~ 하늘재 205.6km 121시간 )

2012. 8. 23. 09:42≪일반 산행지≫/훔친 남의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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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2구간 산행기

 

 

* 일시 : 2012년 8월 1일 01시30분 ~ 6일 02시30분 ( 121시간 )

* 거리 : 거창 소사마을 ~ 문경 하늘재 ( 205.6km )

* 동행 : 배병만클럽장님 산너머대장님 겨울대장님 상록수( 이화령 ~ 하늘재구간 상록수 홀로 )

 

 

   백두대간...

그저 상록수 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천성적으로 어떤것에 얽매이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오랜시간 그것에 매달리는것도 달갑지 않았고.

 

   클럽에 가입후 클럽에서 진행하는 대간팀의 대간산행을 그저 구경꾼의 위치에서 바라만 봤고..

그랬었는 데..

그 대간산행을 했던분들이...

대간을 완주하고는 몇분 외에는 거의 다 클럽에서 자취를 감추더군요.

물론 몇분은 변함없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면서 대간에 이어 정맥을 시작하셨지만..

대다수는 클럽산행에 참여도 거의 하지않고 카페에서도 점점 멀어지는 듯 하더라구요.

왜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대간종주가 산행의 마지막 완성이라기 보다 그저 산행의 일부분 일텐데..

뭐 그런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 6월초에 지평리호국산행에 참여했을 때..

직전에 국공연산을 마친 방장님께서 국공연산등로와 겹친 대간길을 걸으며 느낀 소회와

그 동안 가슴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으시더군요.

그러면서 소사마을에서 2구간 대간길을 이어갈거라 하셨구요.

방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 아, 방장님의 가슴에 응어리 진 것들이 참 많았구나..내가 짐작했던것 보다 마음의 상처도 훨씬 많이 받으셨고..'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울러 방장님 이어가시는 대간길을 꼭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 후..

방장님이 국공연산과 겹쳐서 먼저 진행하신 1구간 지리천왕봉-소사마을구간을 하기위해

6월25~26일 홀로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봉화산쉼터에서 개인사정으로 하산했다가

7월9~10일 봉화산쉼터에서 소사마을까지 진행하고..

( 1구간 산행기를 먼저 올려야 하는데..거꾸로 2구간을 먼저 올립니다. 나중에 1구간 후기도 올리겠습니다)

2구간 진행할 날을 기다리던 중 산대장님으로 부터 7월31일 저녁10시 김천역에서 만나자는 문자를 받고 준비를 합니다. 

 

   7월31일..

늦은 오후 집을 출발하여 문경 점촌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19시25분 점촌발 버스를 타고 김천으로 갑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소사마을에서 버리미기재 까지 진행하는것으로 알고있었기에 버리미기재에서 접근용이한

점촌에 차를 둔 것입니다.

20시50분쯤 김천에 도착하여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21시20분에 김천역으로 갑니다.

 

   대합실에 도착후 약20여분쯤 후에..우리를 소사마을 까지 데려다 주실 새벽님께서 오셔서 인사나누고.

방장님께서 죽령까지 갈거라 하셨다는 말씀을.. (헉! 저 까무라치는 줄 알았슴. 소사에서 죽령까지라고라?? ㅡ,.ㅡ)

저는 버리미기재 까지 가는걸로 알고 왔는데..헐.

 

   잠시후..새벽님께서 방장님과 통화하시더니..

방장님은 대구에서 기차를 놓쳐서 친구분 차로 오는 중이고 현재 구미쯤이라고.

22시 조금 지난 시간 서울에서 도착한 기차에 산대장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산대장님께 전화를 하니

김천에 거의 다 왔다 하시더니..쫌 있다 전화 와서 하는 말씀이...김천 지났다고..

깜빡 잠든사이에 김천 그냥 통과 했다고.. 헐..ㅡ,.ㅡ

구미에 일주님께 부탁하여 일주님 차로 김천으로 오시겠다고..^^

겨울대장님은 김천역이 아닌 김천ktx(김천역이랑 김천ktx역은 다른곳임)역에서 기다리고 계시다고...에궁..^^

 

 시작도 하기전에 불길한 예감이...휴!  별일 없어야 할텐데... 쬐끔 걱정이..

 

   대진님 차로 방장님 도착하시고..

새벽님 차로 이마트 근처 이바돔감자탕으로.. 뒤이어 일주님 차로 도착하신 산대장님 겨울대장님과 식사를 하고

일주님과 대진님의 배웅을 받으며 새벽님 차로 소사마을로 향합니다.

 

 

 방장님과 산대장님의 후기에서 사진 몇컷 옮겨왔구요.

 지도는 자경산인님 대간후기에서 옮겨왔습니다.

 지도 아래 구간거리는 달님의 대간후기에서 옮겨왔습니다만,

 대간길 걸으며 확인해보니 실제거리와 약간 다른 부분이 몇곳 있어서 조금 수정했습니다.

 일부 오차가 있을 수 있으니 염두에 두시고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소사고개(676m) - 3.2km - 초점산(삼도봉. 1267m) - 1.5km - 대덕산(1304m) - 3km - 덕산재(643m) - 3.7km

 - 부항령(689m) - 3,4km - 백수리산(979m) - 4.1km - 해인산장 갈림길(1073m) - 1.1km - 삼도봉(1187m) - 0.76km

 - 삼마골재(1005m) - 2.1km - 밀목령(922m) - 4.87km - 석교산(1207m) - 3.7km - 우두령(719m)

 

 

 ( 상록수 방장님 산너머대장님 겨울대장님 )

 

 소사마을에서 한참 올라 와 있는 농막 위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기념찰영을 하고..

김천에서 이곳까지 일행을 데려다 주신 새벽님의 배웅을 받으며 초점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새벽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2012년 8월1일 01시30분 출발 )

 

 수도지맥 분기점으로 오르는 중..한밤중인데도 엄청 덥고 후덥지근합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온몸이 땀으로 흥건합니다.

 

 

 ( 수도지맥 분기점 8월 1일 02시02분 . 누적시간 32분  )

 

 

 ( 수도지맥 분기점 이정표 )

 

 

 

흐르는 땀으로 온몸이 반들반들 윤기가 자르르..

 

 

 산대장님의  팔뚝 겨울대장님의 다리..흐르는 땀으로  미끈해 보입니다.

겨울대장님의 배낭..사진으로 봐도 엄청 빵빵해 보이죠.

햇반을 열다섯개나..^^

겨울대장님은 행동식 보다  밥을 드셔야 든든하다고 5일동안 매끼 먹을 햇반을 가져오셨답니다.

무겁게 햇반 많이 가져왔다고 산대장님께서 겨울대장님을 막 구박합니다. ^^

그 열다섯개 햇반중 몇개는 방장님과 상록수가 해치워 버렸답니다.ㅎㅎ

 

 ( 초점산 삼도봉 8월1일 02시13분 . 누적 43분  )

 

 초점산 삼도봉.. 경북 김천시 대덕면, 전북 무주군 무풍면, 경남 거창군 고제면..이렇게 세곳이 맞닿는 곳 입니다.

 

 

 방장님...퇴근하고 급하게 오느라 카메라를 빠트리고 오셨다 하니. .

산대장님이 방장님을 마구마구 구박 합니다.

전쟁터에 오면서 무기를 놓고 오면 어쩌냐고 하믄서..ㅋㅋ

방장님..상록수 카메라를 달라 합니다.

제거는 밧데리가 충분하지 않다 하니...카메라 후진거 갖고 왔다고 되레 저를 구박하십니다.

산대장님께 구박 받고는 괜히 상록수를 구박하는 방장님..밉지 말입니다. ㅜ,.ㅜ

방장님은 나중에 부항령에서 겨울대장님의 카메라를 손에 넣으십니다.

 

 ( 대덕산 8월1일 03시01분 . 누적 1시간31분 )

 

산행 출발하고 대덕산 까지 오는중에

국공연산 수도지맥길 진행하고 계시는 야생화대장님으로 부터 방장님께 여러번 전화가 옵니다.

등로가 엉망이라 길찾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제이쓰리 초절정고수 야생화대장님께서 고전하실 정도라면 수도지맥길이 얼마나 엉망인지 미루어 짐작이 가지요.

10월초 연휴때 일주님과 국공연산 가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미뤄야 겠다고 하니 산대장님께서 내년5월에 가라 하십니다.

 

 

 

 두분 모두 산중이라 전화통화하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통화중에 먹통도 되고..자주 끊어지고..서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하기도 하고..

5월말에 국공연산을 끝낸 방장님과 산대장님이 기억을 되살려 야대장님께 등로를 알려주기도 하고..

 

 하지만, 얼마후 대산님의 소식이  전해져 오고..

야대장님은 어쩔수 없이 중간에 하산하기로 결정 하셨다고 ..

방장님과 산대장님은 대구훈아님께  야대장님 갈아입을 옷이랑 신발 준비해서 데리러 가라 연락하고..

한밤중(꼭두새벽)에 마다않고 길 나서는 훈아님..정말 대단하시고..

그리고 야대장님의 폰이 방전되어 연락두절되고..

훈아님과 꺼미님 야대장님으로 부터 연락오기를 기다리며 대기 하고 있다고 하고..

나중에 우리 부항령에 도착할 즈음에 훈아님 야대장님과 연락 되었다고.

 

 

 

 

대덕산 정상에서 한참 진행후에 만난 대덕산 샘터 수량이 적어서 그냥 통과하고..

 

조금 더 내려가다 방장님과 겨울대장님이 우측으로 들어가기에 따라가 보니 '얼음폭포'라는 팻말이..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정말 시원하더군요.

물 한바가지 떠 마시고 덕산재로 내려갑니다.

 

 ( 덕산재 8월1일 04시08분 . 누적 2시간38분 )

 

덕산재 표지석 옆 평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 진행합니다.

 

 

덕산재 출발하여 한참 진행하다 겨울대장님 카메라를 덕산재 벤치에 놓고 온것같다 하십니다.

이미 멀리 왔으니 일단 부항령에 가서 택시를 불러 타고 가지러 가기로 합니다.

 

 ( 부항령 8월1일 06시28분 . 누적 4시간58분 )

 

겨울대장님과 산대장님은 택시를 불러 덕산재로 카메라를 가지러 가고 방장님과 상록수는 휴식을 취합니다.

두분이 카메라를 찾고 가게에 들러 생수와 콜라를 사오셔서 보충을 하고

겨울대장님의 햇반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부항령을 출발합니다.

 

 ( 부항령을 출발하여 백수리산으로 가는 중 )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 백수리산 8월1일 08시26분 . 누적 6시간56분 )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된다.

옷깃을 한 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헤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 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 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 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 법정 스님 ---

 

 

 백수리산 정상을 내려와 만난 나무데크구간을 조금 지난 곳에서 잠시 쉬어가자 하고 볼일을 보러 간 방장님이

갑자기 일행을 소리쳐 부릅니다.

 

 

뭔일인가 싶어

급히 달려간 일행 앞에는 구름 사이로 멋진 조망이 펼쳐져 있고..

그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사진도 찍고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쉬었다 진행합니다.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 정호승 '너에게' 중에서.

 

 ( 해인산장 갈림길 8월1일 10시37분 . 누적 9시간17분 )

 

삼도봉 직전에 있는 해인산장 갈림길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방장님은 배낭을 지키고

두분 대장님과 해인산장 방향 30m 거리에 있는 샘으로 식수를 보충하러 내려갑니다.

수량이 많지않아 시간이 좀 걸렸구요.

 

 

돌아와서 방장님께 물병을 건넸드만...물속에  찌끄레기가 있다고 투덜거립니다.

투덜투덜 투덜이 방장님 얄밉지 말입니다.^^

그런 방장님한테 겨울대장님께서 먹어도 괜찮은거라 하시구요.^^

 

 ( 삼도봉으로 올라가는 길 )

 

     가자 가자 함께 가자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 반야심경(般若心經) -

                                                                               --- 정호경 신부

 

            온갖 보이는 것이든

            보는 마음이든

            결코 저 혼자 있는 게 아니라

            끝없는 인연으로 더불어 계심을..

 

 

( 삼도봉 오름길 방장님과 두분 대장님 앞서 올라가시고 오르막 젬병 상록수 꼬두바리로 뒤따르며 몇컷 찍어봅니다. )

 

             지금 그대가 느끼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지금 그대가 생각하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지금 그대가 행동하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지금 그대의 마음과 정신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온갖 보이는 것과 보는 마음

             하늘과 땅과 사람

             어제와 오늘과 내일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나

             이 모두 끊임없는 인연으로

             더불어 있기 때문입니다.

 

 

             천지 만물의 모습은 본래 빈 것입니다.

             그러기에 천지만물은 빈 마음 빈 몸들이 만나

             서로의 빈자리로 들어가 인연으로 하나되어 왔고

             하나되고 있으며 하나되어 갑니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은 이렇게 그침없이 생명을 이어오고 이어가니

             태어남도 죽음도 없습니다.

 

 ( 삼도봉 8월1일 10시48분 . 누적 9시간18분 )

 

        깨긋함과 더러움.. 거룩함과 속됨.. 귀함과 천함.. 부와 가난.. 위와 아래.. 좌익과 우익.. 크다와 작다..

        이 모든 것들은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허상일 뿐입니다.

        천지만물은 끝없는 인연으로 맺어져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음으로 이것이 있습니다.

        이것도 소중하고 저것도 소중합니다.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고

             보름달이 초승달이 되어도

             달은 늘거나 줄지도 않는 그냥 달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은 더럽지도 않으며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습니다.

 

( 찍는 산대장님과 찍히는 두분 ^^)

 

             보이는 것이든 보는 마음이든 모두 빈 것일 뿐,

             서로 주고 받지 않고는 저 혼자 있을 수 없습니다.

             느낌과 생각과 행동과 정신

             그리고 이들의 상대들 그들 각자는

             서로 주고 받으면서 더불어 있습니다.

 

 

             눈 귀 코 혀 몸 신경

             이들의 상대인

             색깔 소리 냄새 맛 촉감 신경의 상대

             그리고 이들을 인식하는 마음과 정신작용

             이들 모두는 저 혼자 따로따로 있을 수 없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더불어 키우고 더불어 살리며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괴로움은 어리석음과 욕심에서 비롯되지만

             깨달은 생명에게는 어리석음도 사라지고

             늙음과 죽음도 사라지고

             그 고달픈 굴레도 사라졌습니다.

 

 

             영원한 어제를 등에 업고

             영원한 내일을 잉태한 오늘을 사는데

             어리석음이 어찌 있을 수 있으며...

             늙음과 죽음 또한 무슨 대수입니까.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모든것이

             우리의 부모 우리의 자식이 아닙니까.

 

( 방장님이 찍어준  상록수 삼도봉 인증사진 )

 

             어리석음이 욕심을 낳고 욕심이 괴로움을 낳습니다.

             이를 깡그리 없애 버리는 길은

             그침없는 인연을 깨달아 사는 지혜입니다.

 

                     ---------- 정호경 신부의 글 중에서 ------------

 

(  찍는 방장님과 찍히는 상록수.. 둘 다 산대장님 카메라에 찍혔구요. )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 삼마골재 8월1일 11시17분 . 누적 9시간47분 )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중에서.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사람을 멀리 하고 길을 걷는다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외롭고 마음 쓰라리게 걸어가는

들길에 서서

 

 --- 정호승 '그리운 사람 다시 그리워' 중에서.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은' 중에서.

 

 ( 밀목령 11시59분 . 10시간29분 )

 

 

 ( 석교산 8월1일 13시53분 . 누적 12시간23분 )

 

생각 나느니 그리운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느 호젓한 길섶에

그대를 두고 떠나 왔던가

 

--- 이외수 '雪夜' 중에서.

 

 ( 우두령 8월1일 15시08분 . 누적 13시간38분 )

 

 우두령에 내려서니 시끌벅쩍 합니다.

왠일인가 싶어 둘러보니 근처 마을에서 피서를 왔나 봅니다.

한쪽에는 자리를 펴고 화투판 벌어진 듯 하고 또 한편에서는 음식을 지지고 볶고...

 

 

산대장님이 전화로 택시를 불러 물과 캔맥주와 콜라를 배달해 달라 부탁하고 기다리며 휴식을 취합니다.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햇볕에 말려두고 도로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해 보지만

피서 온 마을분들이 워낙 시끄럽고

자주 지나가는 차 때문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우두령엔 요런 소 조형물이 있는걸 보니

소와 관련된 전설이라도 있는 가 봅니다.

 

 

그렇게 시끄러운 와중에도 방장님과 겨울대장님은 코 까지 곯아가며 잘도 주무십니다.

잠도 오지않고 하여 대간구간에 대해 적어 간 메모지를 꺼내 지나 온 거리와 앞으로 가야할 구간을 짚어 보는 중..

잘 주무시는 두분을 부럽게 바라봅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뒤에 택시가 왔고.

물과 콜라를 보충하고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간단히 식사를 합니다.

저와 방장님은 겨울대장님의 햇반을...

 

 

 

 우두령(719m) - 2.3km -  삼성산(985.3m) - 1.5km - 여정봉(1030m) - 1.2km - 바람재(810m) - 1.22km

 - 형제봉(1051m) - 0.8km - 황악산(1111.4m) - 2.6km - 운수봉(610m) - 1.6km

 - 여시골산(620m) - 1.5km - 궤방령(298m) - 4.2km - 가성산(738m) - 1.2km - 장군봉(606m) - 1.9km

 - 눌의산(743.3m) - 3.2km - 추풍령(209m) - 6km - 사기점고개(437m) - 2.6km - 작점고개(330m)

 

 

 

 ( 우두령 출발 8월1일 17시00분 . 누적 15시간30분 )

 

택시가 워낙 늦게 온 탓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서둘러 우두령을 출발합니다.

 

 ( 삼성산 8월1일 17시49분 . 누적 16시간19분 )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중에서.

 

( 삼성산 정상석 옆 벤치와 이정표 )

 

즐거운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 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즐거운 편지'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 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버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 그대에게 가고 싶다' 중에서.

 

 ( 여정봉 8월1일 18시13분 . 누적 16시간43분 )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 김남조 '너를 위하여' 중에서.

 

 ( 바람재 8월1일 18시31분 . 누적 17시간01분 )

 

슬픔으로 가는 길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정호승 ---

 

 ( 형제봉 8월1일 19시02분 . 누적 17시간32분 )

 

바람재에서 신선봉 갈림길 까지 이어지는 된비알 오름길은 엄청 빡세고..

이후 형제봉 까지는 그런대로 걸을만 했구요.

방장님의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강렬한 포스...멋집니다.^^

 

 ( 형제봉에서 바라 본 지나 온 바람재정상과 여정봉, 멀리 삼도봉과 석기봉 )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 이해인 '사랑도 나무처럼' 중에서.

 

 ( 황악산 8월1일 19시17분 . 누적 17시간47분 )

 

황악산 정상에서 궤방령 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내리막이 지속되어 수월하게 진행합니다.

황악산 정상을 지나 조금 내려오는 중 날이 어두워져 랜턴을 켜고 야행모드로 전환하구요.

많은산객이 다닌 듯 등로상태도 양호하고 내리막이 지속되어 빠르게 진행합니다.

 

 ( 운수봉 20시06분 . 18시간36분 )

 

상록수 오르막은 워낙 젬병이지만 내리막은 쪼까 속도를 내 봅니다.

하여,다른분들 보다 먼저 운수봉 지나 여시골산 까지 홀로 내달리구요.

 

 

운수봉 지나서 여시골산 정상 가기전에 일대에서 제일 큰 여시굴이 있다는 표지판 지날 때..

왼쪽 골짜기 가까운 곳에서 갑자기 산짐승 포효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리... 헐!

혼비백산 하여 여시골산 정상까지 순식간에 드립따 내달립니다. *_*

 

 ( 여시골산 8월1일 20시41분 . 누적 19시간11분 )

 

여시골산..

초저녁이지만 서두.. 꼬리 아홉개 달린 백여시라도 나올거 같은 컴컴한 분위기에 무서버서리..

더 몬가고 방장님과 대장님들을 기다립니다.

 

잠시 후..

방장님과 대장님들 도착하시고..

방장님은 보스톤대장님께 전화해서 궤방령산장에 연락하여 저녁식사예약 해줄것을 부탁 합니다.

그리고 상록수 더러 먼저 내려가라 명하십니다.

밤길 무서워서 같이 가려고 기둘렸는데..

 

어쩌겠쓰요? 방장님이 먼저 가라면 가야지요.

ㅡ,.ㅡ

 

간이 콩알만 해가지고서리 어둠을 뚫고 궤방령 까지 먼저 내달렸지라요.

 

그랬는데..그 땐 미처 몰랐습니다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방장님의 꼼수에 상록수 어처구니 없이 당한거 였습니다.

거미줄이 성가시게 하니..상록수가 앞에 가면서 거미줄 제거하라고 먼저 가라 했던것이 확실합니다. 

상록수 앞에 내려오며 열나게 거미줄 제거하며 닝기리산행 하고..

방장님 뒤에 내려오며 닐니리.. ♬ ♩ 닐니리산행 하시고.. 

방장님은 꼼수쟁이...상록수는 순진한 바보 입니다.

 

 ( 궤방령 8월1일 21시14분 . 누적 19시간44분 )

 

산장 밖에 배낭을 벗어놓고 안으로 들어가니 주방에 안주인께서 계시길래..

" 혹시 네명 식사 부탁전화 받으셨나요? " 여쭤보니.." 다른분들은요? " 하십니다.

" 예, 금방 오실거에요. " 하고.

 

밖에 벗어놓은 배낭 안으로 옮겨놓고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 두컵 빼 마시고..

실내 구경 좀 하고..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세수하는 데( 물이 엄청 시원하드만요)..

 

겨울대장님이 들어오시드만..

어머! 어머나 세상에~ 훌러덩 벌러덩 실오라기 까지 싸그리 깡그리 다 벗어제끼시고 샤워를...

아! 시원하다 시원해! 하시믄서...

저.. 겨울대장님 찌찌 다 봤지라요. ㅋㅋ

글구 남사시러워서 얼렁 나왔답니다.ㅋㅋ

 

궤방령 산장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천장과 벽에 다녀간 산객들의 흔적이 빼곡하더군요.

방장님도 천장 잘 보이는 곳에 'J3클럽 대간7차.....' 라고.

나중에 궤방령산장에 가시거들랑 방장님의 흔적 함 찾아보시기를..

 

김치찌개에 맛나게 식사하고..

산대장님은 캔맥주.. 겨울대장님은 음료수..상록수와 방장님은 막걸리..

방장님은 쬐끔(반에반잔)만 드시기에 더 드시라 하니 됐다고 하시고..

상록수가 나머지 다섯잔 정도 다 마셨거든요( 상록수 막걸리 엄청 좋아라 합니다^^).

그랬는 데..나중에 방장님..상록수 혼자 다 마셨다고 구박을 어찌나 하시던지...투덜투덜..헐!

더 마시라 할땐 안 마시고.. 투덜이 방장님 정말 미웁지 말입니다. 방장님 정말 뒤끝 쩌시드만요. ㅎㅎ

 

식사 마치고 산장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성산으로 출발합니다.

 

 ( 궤방령 출발 22시03분 . 20시간33분 )

 

가성산으로 오르는 중에 너무너무 힘들어 상록수 죽는줄 알았쪄요.

궤방령은 해발 298m .. 가성산은 해발 738m .. 고도 차이 440m.

엄청 지루하고.. 찌는듯한 밤더위에 삐질삐질.. 졸립기는 하고.. 흠냐리..

 

 ( 가성산 8월2일 01시03분 . 누적 23시간33분 )

 

궤방령에서 가성산 까지 4.2km 오는데 세시간 이나 소요됨.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곳이 없다 했지만...이건 뭐..휴~

어찌 왔는 지 기억도 없고...그저 힘들어 죽을뻔 했다는 기억만이...

 

 

 ( 장군봉 8월2일 01시33분 . 누적 24시간03분 )

 

가성산에서 장군봉 까지는 그냥 함 내려왔다가 다시 조금 올라온 느낌..

별로 힘들지 않았던 듯 했구요.

 

 ( 눌의산 8월2일 02시31분 . 누적 25시간01분 )

 

장군봉에서 눌의산 구간은 좀 ..

멀고 오래걸릴 줄 알고 아무생각 없이 그냥 갔는 데..

아무생각없이 올라가니 헬기장이 있고 그 헬기장 위로 무심코 올라가니.. 엥!.. 눌의산 정상석이 떡하니..

확인해 보니 장군봉에서 눌의산 까지 1.9km.. 걸린 시간은 1시간..

결코 빨리 온것도 아닌데...

아마도 비몽사몽 졸며 와서 그랬나 봅니다.

 

( 추풍령이 어디쯤일까? 내려다 보는 상록수를 방장님이 찰칵! )

 

눌의산 정상엔 보름달이 휘엉청 밝고..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오고..

배낭 벗어놓고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는 데..그 와중에 00대장님은 코까지 곯으시고..^^

 

잠시 후.. 방장님.. 그만 갑시다! 하시고.

작은악마님께서 시원한 수박과 마실걸 가지고 추풍령에 와 계시다니...서둘러 진행합니다.

앞에서 스틱으로 허우적 허우적 거미줄 걷으며 내려오고..

 

눌의산 내려와서 추풍령노래비 까지 찾아가는 길이 복잡하다는 글을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읽었었고..

지난 겨울에 이구간을 통과하신 무랑골님의 후기에서 읽었던..

눌의산 등산안내도간판에서 은편마을 방향으로 가는것보다 안내도 우측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수월하다는 글을 염두에 두고 ..

무랑골님의 말씀대로 따라가니 곧 바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통로와 연결이 되더군요.

계속 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가니 경부선 철도 지하통로를 통과하고 대평마을 3거리에서 우측으로 조금 가니

추풍령 노래비가 있는 소공원에 도착했습니다.

 

 ( 추풍령 8월2일 03시54분 . 누적 26시간24분 )

 

추풍령소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우리를 기다리며 주무시는 작은악마님을 산대장님이 깨우시고..

악마님께서 가져오신 시원한 수박을 맛나게 먹고 콜라와 식수를 보충하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악마님, 이전 선답자들에 비해 진행속도가 너무 느린듯 하다 하시고..ㅜㅜ"

방장님과 산대장님, 무더운 날씨와 등로에 우거진 잡목과 수풀 때문에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하시며

아무래도 한여름에는 대간을 하지않는것이 좋겠다 하십니다.

 

약 1시간쯤 휴식후에 다시 출발합니다.

등로에 거미줄이 진행을 무척 성가시게 하구요.

금산 까지는 방장님이 맨앞에서 나무가지를 꺾어들고 휘저으며 거미줄을 걷으며 진행하고..

( 방장님 거미줄 걷으며 자신이 우리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색을 내십니다. ^^)

금산 지나서부터는 산대장님이 맨앞에 진행하고..

그렇게 교대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거미줄을 제거하며 갑니다.

 

사기점고개 까지 완만한 오르내림으로 그다지 어렵지않게 잘 가구요..

약간 지루하기는 했구요.

삐~잉 돌고돌아 한참을 왔는데도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금산이 바로 앞에 보이니...

 

사기점고개 좀 지나서 만난 콘크리트 포장 임도를 잠시 걷다 가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작점고개에 도착합니다.

 

 ( 작점고개 8월2일 08시09분 . 누적 30시간39분 )

 

작점고개 팔각정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간 쉬어 갑니다.

 

 

 

 작점고개(330m) - 4km - 용문산(723m) - 2.3km - 국수봉(805m) - 2.8km - 큰재(325m) - 3.8km - 회룡재(337m)

 - 1.7km - 개터재(326m) - 3.7km - 윗왕실재(399m) - 2.8km - 백학산(615m) - 4.4km - 개머리재(290m)

 

 

 ( 용문산 8월2일10시01분 . 누적 32시간31분 )

 

작점고개에서 용문산 까지 오르막 연속...

상록수 완전 땡칠이 되어 헉! 헉! 흐규흐규~ 또 황천길 가는 줄 알았씀돠..ㅡㅡ;

방장님과 두분 대장님들은 된비알 오르막길을 어찌나 잘 가시던지...

오르막 젬병 상록수 호이짜! 호이짜! 열심히 따라 가지만...

에궁 ~ 에궁...결국 맨 꼬두바리로 겨우겨우 용문산 착..

 

 

살아 있음으로 하여

만남은 시작되었고

만남으로서의 사랑은

온 몸을 던져 불태울 수 있는

나의 삶이다.

 

 

너무 바쁘게 달려온

우리 삶의 길목에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기에

고맙고

그 먼 길

홀로이지 않기에

더욱 다정하다.

 

--- 서정윤 '등불 밝혀 들고' 중에서.

 

 ( 국수봉 8월2일 10시56분. 누적 33시간26분 )

 

용문산에서 국수봉 가는길은 급경사 내리막 내려갔다 가 다시 목계단 오르막 지속 됩니다.

산대장님이 앞에 올라가시고...

뒤이어 좀 간격을 두고 상록수 으쌰으쌰...산대장님 놓치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

뒤에 오는 방장님한테 잡히면 큰일이라도 날것처럼..^^

땀 삐질삐질 쏟아내며 열심히 올라 갑니다.

 

헥헥!

숨 가쁘게 올라갔드만..

산대장님 모습 보이지 않고 아담한 국수봉 정상석만이 덩그러니..

 

 

정상석 우측 뒤편에서 산대장님이 부르는 소리에 그곳으로 가 보니..

바람도 불어오고 쉬기좋은 공터에 산대장님이 자리를 잡으셨더군요.

 

상록수도 배낭을 내려놓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한참을 기다려도 방장님과 겨울대장님이 오지않아

산대장님이 야호!..

국수봉 바로 직전 아래에서 방장님이 야호!..

 

그러고 좀 시간이 흘렀는데도 두분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상록수가 국수봉 정상석 있는곳으로 가서 좌측 올라오는 방향을 향해 소리쳐 야호! 했는데...엥! *_*

큰재로 내려가는 우측 한참 아래에서 방장님이 야호! 하시네요.

 

헐~ 뭐야!

정상직전에 우회길이 있었나 싶어서..

" 정상 안올라오고 그냥 지나가신거에요? " 하니

" 아뇨. 갔다 왔는데." 라고 소리칩니다.

 

산대장님과 상록수가 보이지 않는곳에 있으니..

그냥 내려갔는줄 알고 방장님 그냥 곧 바로 통과했나 봅니다.

 

 

산대장님 있는 곳으로 돌아와 배낭을  메고 정상석에서 인증사진 찍고..

우측 큰재 내려가는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니 나무그늘에 겨울대장님이 쉬고 계십니다.

" 방장님은요? " 하니..

앞에 갔다 하십니다.

 

방장님 따라가려고 부지런히 쫓아갑니다만...좀체로 방장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큰재에 거의 다 와서야 전화통화를 하며 내려가는 방장님 모습이 보입니다.

 

 ( 큰재 8월2일 12시02분 . 누적 34시간32분 )

 

큰재에 있는 이정표.

 

 

방장님 간단히 씻으시고 옆에 건물짓는 공사장에 가서 분식집 스티카를 가져와서

육개장과 콩국수를 주문하고 이층정자에 올라가 쉬며 배달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한참 기다리다 독촉전화를 한번 하고도 한참후에 도착한 음식을 먹고..

 

햇볕이 따가우니 야간에 좀 더 가기로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 큰재출발 14시52분. 37시간22분 )

 

식수는 수돗물로 보충하고 자판기에서 콜라와 이온음료를 보충하고

회룡재를 향하여 큰재를 출발합니다.

 

( 회룡재 )

 

큰재에서 회룡재 까지 이정표상 3.9km  등로가 완만하게 이어져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았지만..

찌는듯한 더위에 초죽음 됩니다.

바람이 부는곳은 괜찮았지만 바람없는 곳은 완전 찜통..

숲속인데도 워낙 기온이 높고 습해서리..ㅜㅜ;

 

 

계절이 지날 때마다 흔들리는

굳건하지 못한 우리 삶이지만

너로 인하여 내가

바로 설 수 있기에

비틀거리지 않는 걸음이기에

오늘의 만남은

만남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

 

 ( 옛고개 8월2일 17시02분 . 39시간32분 )

 

쉼없는 우리의 길을

다하는 어느 날

함께 되돌아보며

맑음 미소 나눌 수 있다면

그대 맑은 눈빛

바라보며

내 삶을 드릴 수 있으리라.

 

--- 서정윤 '등불 밝혀 들고' 중에서.

 

 ( 윗왕실재 18시23분 . 40시간53분 )

 

그래 아직도 기다린다.

이미 정해진 인연의 '그'라면

햇살 따가운 들판에서

나를 추스르며 견딜 수 있고

새들의 유혹에도 초연할 수 있다.

.

.

.

그리움은 늘 그대를 향해 달려가고

내 기다림의 가을은 보이지 않는다.

 

--- 서정윤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 중에서.

 

 

 ( 백학산  8월2일 19시30분 . 누적 42시간00분 )

 

윗왕실재에서 한동안 완만하게 오름길이 지속되다 가  나중에는 된비알 오름길 빡세게 오르고 또 올라...

초죽음 되어 거의 떡실신 직전에.. 백학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방장님과 상록수 얼굴표정.. 리얼하죠. ^^

 

 

상록수 다리가 풀려서리.. 서 있을 힘도 없고 그냥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 백학산에서 맞이하는 8월2일 일몰 )

 

백학산 정상에서 둘쨋날 일몰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합니다.

 

한참 내려 와 만난 임도 옆을 흐르는 도랑에서 땀을 씻고..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걷는 중에 만난 이름없는 작은 고개마루 옆 과수원 농막에 들러 식수를 구하려다 못 구하고..

그냥 개머리재 까지 진행합니다.

 

개머리재에서 마침 지나가던 1톤트럭을 세우고 산대장님이 도움을 요청하고..

마음씨 좋은 그분이 내서면 낙서리 까지 기꺼이 트럭을 태워주시고..

그 트럭아저씨께서 친히.. 문닫은 가게 뒷문으로 들어 가 부탁을 하여 문을 연 가게에서 식수와 콜라와 간식을 보충하고

택시를 불러 타고 다시 돌아 와 계속 대간길을 진행합니다.

 

 

 

 개머리재(290m) - 2.5km - 지기재(259m) - 4.6km - 신의터재(272m) - 6.6km - 윤지미산(538m) - 2.7km

 - 화령재(337m) - 4.6km - 봉황산(740.8m) - 3.7km - 비재(325m)

 

 

 

 ( 지기재 8월3일 00시24분 . 누적 46시간54분 )

 

지난 해 클럽시산제를 지냈던 지기재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수면을 취하고..

 

콘크리트로 포장된 농로를 잠시 걷다 가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대간길을 진행합니다.

거미줄이 왜그리 많은지..

보이는 대로 스틱으로 걷으며 가는 데도 미처 걷어내지 못한 거미줄이 얼굴과 몸을 휘감아

몹시 성가시게 합니다.

 

 ( 신의터재 8월3일 01시48분 . 누적 48시간18분 )

 

밀려오는 졸음에 비몽사몽 정신없이 걸어서 꿈인듯 생시인듯 신의터재에 도착합니다.

신의터재 정자옆에 식수대가 있어서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발도 씻고..

정자에서 또 잠시 쉬었다 진행합니다.

 

신의터재에서 윤지미산 까지 등로는 완만하여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야간이라 보이는것도 없고 졸음도 쏟아져 좀 지루했구요.

물론 깜깜한 밤에 짧지않은 6.6km 거리.. 지루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하겠지요.. 

 

( 윤지미산 정상 직전에 찍은 8월3일 여명 )

 

윤지미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 구름사이로 셋째날 여명이 밝아 오기에 한컷 찍고 ...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 윤지미산 8월3일 05시37분 . 누적 52시간07분 )

 

윤지미산 정상에는 구름이 잔뜩끼어 일출을 볼수 없었구요.

정상에 먼저 도착하여 정상석을 찍고 ..

방장님과 산대장님이 올때까지 기다리며 한숨 자려고 막 누우려는 데..

두분이 ..

일출 보려고 서둘러 왔는 데 구름이 잔뜩 끼었다고...산대장님 투덜거리십니다.^^

 

 

돌아가며 윤지미산 인증사진 찍고 간식 먹으며 잠시 쉬고 출발 합니다.

 

 

윤지미산에서 내려 와 만난 임도.

임도를 조금 내려가다 다시 오른쪽 산길로 진행해야 화령재로 갑니다.

 

 ( 화령재착 8월3일 06시58분 . 누적 53시간28분 )

 

화령재는 충북 보은에서 경북 상주로 넘어가는 25번국도에 있습니다.

 

 

화령 표지석 좌측으로 대간길이 이어집니다.

 

 

화령재 표지석에서 수청3거리 까지 대간길은 25번국도와 같이 갑니다.

수청3거리에서 대간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지고..

 

우리는 수청3거리에서 화서IC(청원상주간고속도로) 방향으로 약1km쯤에 있는 평화휴게소(백두대간휴게소로 바뀜)로

아침을 먹으러 갑니다. 

 

수청3거리에서 도로 왼편으로 걸어 가다 가 휴게소 직전에 방장님이 길을 건너기에..

무심코 저도 도로를 건너고 산대장님도 길을 건너니까..

방장님..모두 자기를 따라 길을 건넌다고 뭐라뭐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거든요, 방장님 따라 건넌게 아니라 그냥 건넌거거든요. 했더니.

방장님 뒤돌아 저 멀리 뒤따라 오고있는 겨울대장님을 가리키며..

저기 봐라..겨울대장님도 저기서 건너잖아..하십니다.

흥! 방장님 증말 우끼십니다.

그래서 좋다는 건지..싫다는 건지..^^

어쨌든, 상록수는 방장님 따라 건넌게 아니라 그냥 건넌겁니다.

 

 ( 화령재 근처 백두대간휴게소에서 아침식사후 출발직전 8월3일 07시59분 . 누적 54시간29분 )

 

휴게소에 도착하여

방장님이 문을 두드리니  젊은아줌씨가 문을 열어주고..

아직 식사가 안된다 하여 라면이라도 끓여달라 하고..

곁들여 산대장님은 맥주 드시고..

상록수는 막걸리 마시고..

 

식수와 콜라 보충하고  다시 대간길로 갑니다.

 

봉황산 까지 가는 등로에는 가끔 멋진조망을 볼수 있는곳도 여러곳이고..

화서에서 갈령을 넘어 화북으로 가는 49번 지방도로 건너편으로 대궐터산 조망이  아주 멋집니다.

 

다만, 비재에서 못제를 거쳐 갈령3거리까지의 대간길이 무척 빡셀것임을 볼 수 있어...

봉황산에서 비재로 내려가는 등로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비재에 내려갔다가 다시 못제까지 된비알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갈것을 생각하니...휴~

 

 ( 봉황산 8월3일 09시27분 . 누적 55시간57분 )

 

그대의 별이 되어

 

사랑은

눈멀고

귀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너기 기다리는 일이다.

 

--- 허영자 ---

 

 ( 비재 8월3일 10시56분 . 누적 57시간26분 )

 

비재로 내려가는 산대장님과

먼저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이리저리 그늘 찾아 다니는 상록수.

 

 

비재에 내려서다 나무에 걸려있는 평화휴게소 간판을 발견하고

전화를 걸어 물과 콜라와 캔맥주 쭈쭈바를 주문하는 산너머대장님과 방장님.

 

 

그대로 하여

아픈 가슴을 겪지 못한 사람은

아픈 세상을 어루만질 수 없음을 배웠기에

내 가진 부끄러움도 슬픔도

그대를 위한 일이라면

모두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 안도현 '그대를 위하여' 중에서.

 

 

찌는듯한 무더위에 땀은 엄청 흐르고 물과 음료를 많이 마시니..

 

아침에 백두대간휴게소에서 물과 콜라와 포카리스웨트을  보충했는데도 부족하고

또 비재에서 부터 속리산 구간에 먹을것을 보충하기 위해

주문한 것들을 기다리며 휴식을..

 

그리고 산대장님께서 친분이 있다는 피앗재산장 다감님께 미리 전화를 걸어

피앗재에 점심식사 배달을 부탁합니다.

 

 

 

 비재(325m) - 2km - 못제(656m) - 1.3km - 갈령3거리(721m) - 0.58km - 형제봉( 828m) - 1.5km - 피앗재(595)

 - 6.3km  - 천왕봉(1057.7m ) - 2.48km - 신선대(1012m) - 1km - 문장대(987m) - 4km - 밤티재(491m) - 3.2km

 - 늘재(372m)

 

 

 

 ( 못제 8월3일 12시48분 . 누적 59시간18분 )

 

비재(325m)와 못제(656m)의 고도차 331m..

방장님과 산대장님이 먼저 올라가시고..

오르막 젬병 상록수 죽을뚱 살뚱...삐질삐질 낑낑대며 한참 올라가니..

두분 못제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계시더군요.

 

사진 속 방장님 보시라니까요.

글쎄, 저렇게 방장님은 콜라 큰거 챙기시고 상록수는 짝은거만..

혹시라도 상록수가 쫌 달라고 할까봐 콜라병에 입대고 완샷 해버리시는 거...ㅋㅋ

저랬으면서..

이화령에서 상록수가 콜라 다 퍼간다고 구박이나 하시궁..ㅎㅎ

내가 증말 서러워서 몬 산다 아입니껴.. ^^

 

 

못제에서 갈령3거리 까지는  걸을만 하더군요.

가끔 멋진 조망을 볼수있는 곳도 있구요.

 

 ( 갈령3거리 8월3일 13시33분 . 누적 60시간03분 )

 

 

 

갈령3거리에는 저렇게 쉼터가 만들어져 있어 좀 쉬었다 가고 싶었는데..

방장님 먼저 그냥 지나가시고.. 뒤이어 산대장님도 그냥 지나가시기에

상록수도 사진만 찍고 그냥 형제봉으로 갑니다.

 

형제봉 직전 빡쎈 된비알 오름길..

상록수는 또 오르막 젬병인데..방장님은 쉬지도 않고 잘도 올라가시드만요.

 

형제봉 다 올라가서 저는 정상석이 있는 바위로 올라가지 않고 그냥 통과 합니다.

그리고 조금 내려갔다 다시 올라간 곳에서 형제봉에 계신 두분을 찰칵!

 

 ( 형제봉 8월3일 13시55분 . 누적 60시간25분 )

 

제가 이번에 대간2구간을 하며 찍은 사진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세컷 입니다.

 

형제봉 정상에 우뚝 선 제이쓰리의 두 거목... 방장님과 산너머대장님..

상록수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두 분..

상록수의 산행 롤모델 이시구요 ..

 

 

줌인으로 땡겨서 좀더 가까이 찰칵!

제대로 서있기도 어려운 곳에서 나무가지 사이로 겨우 찍은 사진 입니다.

아마, 두분은 상록수가 이 사진 찍은것도 모르실겁니다.

일종의 몰래카메라 였거든요. ^^

 

 

두분과 함께 대간길을 걸을수 있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두분과 함께 백두대간을 종주한다는 것이 상록수에게는 무한한 영광이기도 합니다.

 

윗글 방장님이 보면 또 한마디 하시겠군요.

그걸 아는 사람이 알바 좀 시켰다고 그렇게 삐치고 그러냐고..요. ㅎㅎ

 

방장님요, 삐돌이라고 미워라  마시고 이쁘게 봐주삼요. 뿌잉 뿌잉~ ^^

 

 ( 피앗재 8월3일 14시40분 . 누적 61시간10분 )

 

피앗재에 오니 피앗재산장 다정님께서 식사준비를 해놓으시고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산대장님이 다정님께 제이쓰리 배병만방장님이라고 소개를 하니..

다정님, 말로만 듣던 방장님을 실제로 만나니 영광이라고 무척 반가워 하시며...

방장님이 오는줄 알았으면 고기랑 먹을걸 더 가져올것 그랬다고...^^

 

산중에서 먹는 밥과 고기찌개랑 산나물 반찬...정말로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물론 막걸리도..

 

 

다정님께서 산대장님께 여러가지 정보를 주십니다.

신선대 매점 영업한다는 것..밤티재에서 이용할 수있는 식당전번..

대야산 지나 용추계곡입구 식당전번 등등.

 

 ( 천왕봉과 속리산주능 조망 15시54분 . 62시간24분 )

 

피앗재에서 식사하며 막걸리 서너잔을 드신 방장님 약간 취기가 오른 듯...

기분이 엄청 좋아 보입니다.

피앗재를 출발하여 천왕봉 가까이 오를때 까지 거의 쉬지않고 이러저런 이야기를 계속 합니다.

이러쿵 저러쿵..쿵..쿵...쿵. ^^

도중에 준.희님께 전화도 드리고..

원로산악인이신 준.희님은 요즘 건강이 좋지않으셔서 댁에서 쉬고 계시다 합니다.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고 후배산악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상록수는 방장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으며 피앗재에서 전망바위까지 5km 산길 지루하지 않게 오릅니다.

 

 ( 전망바위에서 16시50분 . 63시간20분 )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 주리란 것을

 

--- 김후란 '둘이서 하나이 되어' 중에서.

 

 ( 천왕봉직전에서 본 조망 )

 

형제봉에서 부터 지나 온 마루금.

 

 

멀리 충북알프스 구병산 .

 

 ( 속리산 천왕봉 8월3일 17시38분 . 누적 64시간08분 )

 

힘들게 올라 온 속리산 천왕봉.

사방으로 확트인 일망무제.. 멋진 조망이 펼쳐져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 속리산 천왕봉에서 작렬하는 태양의 氣를 받으며 병만족장으로 변신하는 방장님..^^ )

 

천왕봉 정상석 위에서 사진을 찍는 방장님을  역광으로 아무생각없이 그냥 찍었는 데.. 이렇게 절묘한 모습이..

이거 절대로 뽀삽한거 아닙니다. 하늘에 맹세코..^^

 

강렬한 태양의 기운을 받아 병만족장으로 변신하는 듯 하더니..

우러러 보는 상록수에게...

병만족장을 무조건 믿고 따르면 평생 알바도 하지않고...

산행실력도 일취월장하여 초고수 산꾼으로 거듭날것이라고 계시를 내리는 듯 하더군요.

그래서.. 상록수 바짝 조아리며...

옙..상록수 무조건 족장님을 믿고 따르겠나이다...했거든요.. ^^

 

그랬는데..그랬는 데..

몇시간 후.. 밤티재~ 늘재 구간에서

앞서가는 족장님을 믿고 무조건 뒤따라 갔다 가... 헐!

발바닥에 불 나고 쌍코피 터졌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

 

방장님, 다음구간에 태백산 천제단에서는  태양의 기운을 제대로 확실하게 받으시고

완전한 족장으로 거듭나시기를 바래요. ^^

 

 

둘이서 하나이 되어

 

밝은 이 자리에

떨리는 두 가슴

말없이 손 잡고 서 있습니다

 

( 천왕봉에서 문장대 까지 속리산 주능선 풍경 )

 

두 시내 합치어

큰 강물 이루듯

천사가 놓아 준

금빛 다리를 건너

두 사람 마주 걸어와

한자리에 섰습니다

 

( 멀리 청화산 )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 주리란 것을

그때 우리는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푸른 밤 고요한 달빛 아래

손가락 마주걸고 맹세도 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이슬 젖은 솔숲을 거닐면서

말했습니다

 

( 왼쪽 형제봉 우측 멀리 구병산 )

 

그리고 지금 우리가 순수한 것처럼

우리의 앞날을 순수하게 키워 가자고

사람들은 누구나 말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 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끓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서 둘이 아닌

하나이 되렵니다

 

 

찬바람 목둘레에 감겨든단들

마음이야 언제나 따뜻한 불빛

외로울 때는 심장에서 빼어 준

소망의 언어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잊을 수 없는 우리만의 밀어

버릴 수 없는 우리만의 꿈

약속의 언어로 쌓아올린 종탑

높은 정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가장 꼭대기에 매어단

사랑과 헌신의 종을 힘껏 치렵니다

 

 

아 이토록 아름다운 하늘 아래

이토록 가슴이 빛나는 날에

둘이서 하나가 되면

둘이서 하나가 되면

 

 

지상의 온갖 별들이

머리 위에서 빛나고

불멸의 힘으로 피어나는 날들이

우리들을 끌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손을 잡고

같은 쪽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가렵니다

 

--- 김후란 ---

 

 

천왕봉을 출발하여 문장대 방향으로 가는 발걸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신선대 매점 문닫기 전에 가야 하는데...

신선대 매점에 가서 동동주를 마셔야 하는데..

제발 문 열었어라.. 기도 하며 열나게 바삐 갑니다.

만약에 문닫았으면 매점을 다 부셔버릴테다..ㅋㅋ

마음은 조급한데...신선대 매점은 왜그리도 멀기만 한지...

 

 ( 신선대휴게소 8월3일 18시40분 . 누적 65시간10분 )

 

가까스로..신선대 도착..

휴, 다행입니다.

매점 영업중이더라구요.

 

( 신선대휴게소에서 본 문수봉 방향 조망 )

 

먼저 캔맥주와 사이다 들이켜 주고..

부침개에 동동주(신선주) 마셔 주고..

컵라면 먹어주고... ^^

 

 ( 신선대휴게소 출발직전 19시32분 . 66시간02분 )

 

선선대 휴게소 출발하여 문장대 도착..

날은 어두워지고..

밤티재 까지 위험구간...뒤에 오시는 겨울대장님을 기다렸다 함께 진행하기로 하고..

 

벤치에 누워 잠을 청해 봅니다만,, 어찌나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지 당췌 추워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다가 옆벤치에 누워있는 방장님을 뵈니..

어디서 가져왔는지...항공마대자루를 덮고 계시더군요.ㅋㅋ

상록수가 너무 춥다고 하니..

방장님, 자신이 덮고 있던 항공마대자루로 상록수를 덮어주시고..

( 상록수 넘 감동먹고 폭풍눈물이..흐흑! 방장님 사랑해요! ^^ )

방장님,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더니..어디선가 프랭카드를 가져와서 덮고 누우시더군요.

 

그러고 잠시후에 추워서 안되겠다고 일단 출발하자고 하시더군요.

 

 ( 문장대에서 밤티재로 내려가는 암릉구간 )

 

 

 

문장대에서 밤티재까지 위험구간..잠시 헤맸던 곳도 있었지만 조심조심 큰무리없이 밤티재에 도착합니다.

 

 ( 밤티재 8월3일 21시36분 . 누적 68시간06분 )

 

밤티제에서 ..

피앗재산장 다정님께서 알려주신 곳에 산대장님께서 전화로 부탁하여 물과 콜라 배달받아 보충하고

늘재를 향해 출발합니다.

 

밤티재에서 늘재까지 3.2km.. 약 삼분의일 지점에서 우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알바.. ㅜㅜ;

방장님과 산대장님 길 찾느라 고생 많으셨고..

상록수는 뒤에서 따라가느라 정신 못 차리고..

하필이면 그 때 발바닥에 통증이 심해서 뒤 따라가느라 죽는 줄..

우여곡절 끝에... 밤티재 출발한 지 5시간30분여 만에 늘재에 착.

 

 ( 늘재 백두대간 표지석 8월4일 03시36분 . 누적 74시간06분 )

 

늘재에 도착하자 마자 방장님께.. " 이제 두분이 진행하세요. 저는 여기서 집으로 갈랍니다." 라고 말 하자마자.

방장님, " 왜요? 알바시켜서 삐졌어요? .."  합니다.

상록수, " 그게 아니라..발바닥이 너무 아파서 그럽니다. " 했드만.

방장님, " 아닌데 뭘. 알바시켰다고 삐쳤구만 그래 ...ㅎㅎ "  그러면서..

겨울대장님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자 합니다.

 

상록수는 늘재 표지석 앞에 걍 눕고 방장님과 산대장님은 근처에 자리잡으시드만..

잠시후에 두분.. 모기가 물어서 도저히 못 있겠다고 도로로 내려 가자 하십니다.

긍데..진짜로 상록수는 한방도 물리지 않았거든요.

속으로 ' 방장님 쌤통이다 ..ㅋㅋ 모기도 내편이구나..나는 한방도 안물고 방장님만 되따 물었구나..아이, 꼬숩다.' 했지요.

그리고 '위험하게 도롯가에서 어케 잠을 자..차가 지나가다 냅따 치이면 어떻게 하려고..' 라 생각합니다.

 

두분은 도로 쪽으로 내려가시고..

상록수는 조금 추운듯 하여 배낭에서 바람막이 자켓을 꺼내 입고 그냥 그곳에서 한숨 잡니다.

 

조금 자다가 깨어서 보니..방장님과 산대장님 다시 원래 있던곳으로 올라와 계시더군요.

방장님은 여전히 모기가 물어서 못 자겠다고 투덜거리시구요.

왜? 올라왔냐니까 도롯가는 너무 추워서 다시 올라왔다고.. 하시더니.

자켓을 입고 있는 상록수를 보고는...어... 자켓 있었네.. 문장대에서는 왜 자켓을 입지 않았냐 합니다.

배낭 맨 아래 있어서 꺼내기 귀찮아서 안입었다 하니...방장님 막 뭐라 꿍시렁꿍시렁 하십니다.

자켓 있는줄도 모르고 추워보여서 자신이 덮었던 항공마대자루로 상록수 덮어준것이 마구마구 후회가 되는가 봅니다. 

그러시거나 말거나 ..상록수는 방장님을 외면합니다.

 

그러는 중에 도로 쪽에서 산객분이 올라오다 우리를 보더니.. 제이쓰리냐고 물어 봅니다.

그렇다 하니.. 제이쓰리 회원이라고 하며 카페에서 봤다고..그러잖아도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방장님 만나서 반갑다고...방장님과 같이 기념사진까지 찍으시고..그러고..

방장님이 물과 먹거리가 부족해서 걱정이라 하니까..

그분이 도로에 세워 둔 자신의 차에 갔다 오시드만..

끓인물(생수아님)과 두팩의 떡과 미니초코바 한봉지를 주십니다.

닉네임을 물어보니 '초록바다'라고 하시고.

방장님은 초록바다님이 준 것들을 상록수 알바 시켜서 삐졌다며 상록수 앞에  전부 놓으십니다.

상록수.. 삐치기는 누가 삐졌냐며.. 초록바다님이 준 물을 빈패트병에 옮겨담고..물병을 돌려드립니다.

그리고 초록바다님은 갈길이 바쁘시다며 먼저 출발하시고.

 

여전히 방장님은 상록수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는 ''삐친거 맞잖아.. 맞잖아." 하고..

삐진 상록수 달래주려는 듯도 하고..한편으로는 상록수 놀리는 듯도 하고..

어쨋든...앞에 바짝 쪼그리고 앉아서 달래주는것이든.. 놀리는 것이든..

그러고 있는 방장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디게 사랑스러웠답니다... 상록수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

겉으로는 그런 내색하지 않고.. 입을 댓발 내밀고 뽀로통 해서리.. ㅎ

삐친거 아니라고.. 안삐졌다고..

그렇게 방장님이랑 티격태격하는 중에..

 

겨울대장님 도착하시고.

넷이 손모아 화이팅 함 외치고 늘재를 출발합니다.

 

 

 

 

 늘재(372m) - 1.1km - 정국기원단(602m) - 1.4km - 청화산(984m) - 3km - 갓바위재(769m) - 1.2km - 조항산(961m)

 - 1.3km - 고모치(675m) - 2.8km - 밀재(661m) - 1.2km - 대야산(930.7m) - 1.1km - 촛대재(579m) - 0.3km

 - 촛대봉(668m) - 0.59km - 불란치재(511m) - 0.7km - 곰넘이봉(733m) - 1km - 버리미기재(479m) - 2km

 - 장성봉(929m) - 0.78km - 막장봉갈림길(852m) - 4.3km - 악휘봉갈림길(827m) - 2km - 은티재(547m) - 2.1km

 - 구왕봉(877m) - 0.61km - 지름티재(646m) - 0.78km - 희양산갈림길(961m) - 2km - 배너미평전(799m)

 

 

 ( 정국기원단 8월4일 05시36분 . 누적 76시간06분 )

 

늘재에서 정국기원단..청화산 까지는 계속 오름길 지속됩니다.

발목이 좋지않아서 보호대까지 한 산대장님이 먼저 치고 올라가시고..

상록수는 방장님이 일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청화산 까지 가구요.

 

 ( 청화산 8월4일 06시36분 . 누적 77시간06분 )

 

청화산 정상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산대장님 만나 인증사진 찍고..

잠시 쉬어갑니다.

 

 

초록바다님이 늘재에서 준 떡을 같이 먹자 하니..

두분 다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 상록수 혼자 한팩을 다 먹습니다.

상록수 막걸리도 좋아하지만.. 떡도 엄청 좋아라 하는 떡돌이 입니다.

 

 ( 청화산 지나 암릉길 8월4일 07시23분 . 누적 77시간53분 )

 

먼저 내려 온 상록수가  내려오는 산대장님과 뒤에서 사진찍는 방장님을  찍고..

 

 

방장님은  먼저 내려가 사진찍는 상록수와 내려가는 산대장님을 찍고..

 

 

산대장님은 먼저 내려오고 뒤이어 내려오는 방장님을 찍고..

 

 

요래 한번 더 찍고..

 

 

산대장님이  내려가는 방장님과 상록수를 찍어 주시고..

 

 

그아래에는 산대장님이 먼저 내려와서 뒤따라 내려오는 방장님과 상록수를 또 찍어 주시고..

 

 

상록수는 뒤에서.. 먼저 내려 간 두분을 찍고.. ^^

요래 사진 찍으며 알콩달콩 어울려 재미지게 대간길을 진행합니다.

 

갓바위재를 지나 조항산으로...

 

 ( 조항산 8월4일 08시43분 . 누적 79시간13분 )

 

사진 속 표정이 좀 그렇지요..

피로가 누적되어 그런가 봅니다.

 

조항산 지나며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대간길 좌우로 멋진 풍경과 대야산 중대봉의 멋진 조망을 보며 진행하구요..

 

고모치에 착.

고모치샘에서 물 보충하고..

미숫가루도 타 먹고 쉬었다 갑니다.

 

 ( 밀재 8월4일 11시11분 . 누적 81시간41분 )

 

밀재에 착..이제 대야산구간으로 접어듭니다.

 

 

밀재에서 대야산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도 오르막이 지속되지만..

여러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을 감상하며 쉬임없이 오릅니다.

 

 

이 구간 역시 오르막 연속이라..

방장님과 산대장님 앞서 오르고 오르막젬병 상록수 맨 뒤에서 낑낑 헉헉대며 오릅니다.

 

 ( 대야산 중대봉갈림길 에서 바라 본 대야산 정상. 8월4일 11시53분 . 누적 82시간23분 )

 

중대봉 갈림길에서 잠시 기다립니다.

대야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 중간쯤.. 바위구간을 오르는 방장님과 산대장님의 모습을 찍기위해서..

 

 

줌인으로 땡기고 잠시 기다리니 방장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방장님 잠시 멈춰서 뒤이어 올라오는 산대장님을 바라봅니다.

 

 

크게 소리쳐 " 방장님. 여기요.." 하니. 방장님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어서 산대장님도 저리 올라가시고..

 

 

대야산 정상에 먼저 올라온 방장님이 뒤따라 올라오는 상록수를 찰칵!

멀리 조항산 청화산 그 오른쪽 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보입니다.

 

 ( 대야산 8월4일 12시00분 . 누적 82시간30분 )

 

간만에 셋이 함께 인증사진 찍고..

서둘러 버리미기재를 향해 출발합니다.

 

  ( 대야산 로프구간 8월4일12시10분 . 누적 82시간40분 )

 

로프구간을 먼저 내려가는 상록수를 방장님이 이렇게 찍어주시고..

 

 

요기서도 또 찍어주시고..

 

 

맨 뒤에서 산대장님이 또 요래 찍어주시고..

 

 

한번 더..

 

 

먼저 내려 온 상록수가 이어 내려오는 방장님을 한컷 찍고..

 

 

한번 더 찰칵!

 

 

그리고 마지막에 내려오시는 산대장님도 한컷..

 

 

그 아래구간에서 방장님 한번 더..

 

대야산 로프구간 조심조심하며 내려서고..

버리미기재 착.

가은방향 용추골 입구 식당가에서 닭볶음탕으로 늦은점심식사를 하고

버리미기재로 돌아와 장성봉으로 오릅니다.

 

 ( 버리미기재 출발 8월4일 16시08분 . 누적 86시간38분 )

 

장성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 방장님은 쉬지도 않고 한번에 치고 올라가고..

나머지는 쉬엄쉬엄 가다 쉬다 반복하며 오릅니다.

 

 

중간에 요렇게 사진도 찍으면서..

멀리 보이는 희양산을 줌인으로 땡겨서 찰칵. 

 

 

요런 풍경도 찍었는데..어느 방향인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 멀리 속리산 주능선 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기억이 가물가물..^^

 

 

한참 올라오니.. 요런 조망이 보이는 바위위에 방장님 자리잡고 쉬고 계시더군요.

방장님이 자신의  옆을 가리키며 앉아 쉬어라 합니다만..상록수 못 들은체 하고 그냥 장성봉으로 갑니다. 

힘든 오르막길  낑낑대는 상록수 팽겨쳐 버리고 잘났다고 혼자 올라 와 버린 방장님.. 얄밉지 말입니다.ㅋ

 

 ( 장성봉 8월4일 17시24분 . 누적 87시간54분 )

 

장성봉에 일등으로 올라와서 정상석 찍어주고..

 

 

셀프타이머로 인증사진 찍고..

방장님이랑 대장님들께 잡힐까봐 얼른 도망갑니다.^^

 

막장봉 갈림길 지나고.. 한참을 진행해도 쉴만한 곳이 없어서 계속 갑니다.

그렇게 혼자 약 한시간쯤 가다 가 등로옆에 은박돗자리가 있길래 주워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에

자리잡고..돗자리 깔고 등산화와 양말  벗어놓고 누워서 한숨 때립니다.

 

좀 잤는가 싶은데..

갑자기 " 어이!" 하고 지르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떠보니..

방장님이 상록수 앞에 버티고 서서 뭐하는거냐며 째려보고 계시드만요. ㅎㅎ

옴마야, 상록수 놀라서  얼렁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 챙기고.. 또 갑니다.

 

조금 가다가 약간 오름막 길인데..

방장님이 넘 바짝 따라붙길래..옆으로 피하며 먼저 가시라 하니까

왜 그러냐 하시더군요. 

" 소인이 어찌 대인의 앞에 가겠습니까 "  했드만.. 그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장님 " 그걸 아는 사람이 삐치고 그러냐 " 합니다. 헐! 상록수 찔려서 깨깽하고 찌그려 졌구요. ㅡ,.ㅡ

이어서 " 상록수님 삐친거 사람들한테 이야기 할거 같애요? 안할거 같애요? " 하기에.

" 흥! 당연히 소문내겠죠. " 했더니..

" 정기산행때 회원님들 다 모아놓고 이야기 해야지." 하는거 있죠.

" 하이고, 맘 대로 하세요. " 해 버렸습니다.

 

악휘봉 갈림길 다가가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마분봉 갈림길 에서 우측으로 대간길 꺾어지며

이내 어두워지더군요.

 

한참 진행하다가 사방이 확 트인 바위 위에서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들을 보며 쉽니다.

겨울대장님이 별들에 대해 묻고 방장님은 요것은 뭐고..저것은 뭐고...

상록수도 별에 대해 궁금한것이 많지만..좀 피곤하여 눈감고 누워서 그냥 쉼니다.

 

( 은티재로  내려가는 로프구간 8월4일 22시20분 . 누적 92시간50분 )

 

은티재에 도착하여 식수를 보충하러 갈까말까 하다가 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쏟아지는 졸음에 비몽사몽 정신없이 之자로 된 빡센 된비알 오름길을 거의 초죽음 되어 한참 오르고.. 

그위 평평한 곳에서 모두 떡실신 되어 한참 누워서 쉬었다 또 갑니다.

 

 ( 구왕봉 8월5일 00시39분 . 누적 95시간09분 )

 

야심한 밤에 누적된 피로와 빡센 등로..쏟아지는 졸음과 싸우며 힘들게 구왕봉에 도착..

잠시 쉬었다 지름티재로 내려갑니다.

 

조금 내려가다 가 ..앞이 훤히 트인 곳에서..앞에 가시던 방장님께서 두손을 모아 합장하고..

앞에 보이는 희양산을 향해 기도를 하시더군요.

희미한 달빛아래 잠시잠간이였지만 합장하고 뭔가를 축원하시는 방장님의 뒷모습과 그 풍경이 너무나 멋져 보이더군요.

생각같아서는 그모습을 한컷 찍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서리 상록수 눈으로 셔터를 누르고 상록수 가슴속에 저장을 했습니다.

 

대간 선답님들의 후기에서 봤던..지름티재에서 봉암사스님들과 실랑이 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나중에 생각해보니..궂이 그럴필요 없었는데..) 괜히 간이 콩알만 해 진 상록수 새가슴 되어..

발자국소리까지 죽여가며 조심조심 방장님 뒤를 따라 지름티재에 내려섭니다.

 

익히 들었던 대로 스님들이 지킨다는 초소가 있더군요.

혹시라도 초소에서 스님이 갑자기 나와서 갈길을 막을까봐 바짝 긴장해 있는데..헐!

방장님 초소아래로 성큼성큼 다가가시더니..그곳에 있던 돗자리를 집어들으며 앉아서 쉬었다 가자 하십니다.

순진한 바보 상록수.. '아니, 이양반이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라 생각합니다.

 

그 순간..앞에 한말드리 물통이 보이고 ..그 물통위에 종이컵이 보이더군요.

아, 먹는물인가 보구나..생각하고 잽싸게 그 물통있는 곳으로 가서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데...

방장님 상록수 옆에 쪼그리고 앉더니..뭐냐고 ..먹는물이냐고 물으십니다..

상록수 물을 마시며..속으로.. 아니, 먹는물이니까 종이컵을 올려놨겠지.. 당연한걸 묻고 그러십니까?.. 속으로.^^

 

두 컵을 연달아 마시고.. 얼른 그곳을 벗어나 뒤도 안돌아보고 희양산 방향으로 잽싸게 올라 가는데..

헉! 방장님이 뒤에서 큰소리로 상록수를 부릅니다.

아오, 진짜 소심하고 순진한 상록수

' 아이고..저 양반 미쳤어 미쳤어.. 저러다 스님한테 잡히면 어쩔려고..내가 진짜 못살아 못살아..' 하며

대답도 안하고..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막 올라갑니다.

그러고 올라가는 데..언제 따라왔는지..방장님 벌써 상록수 바짝 뒤에..

 

조금 더 올라가서 이제 됬다싶은곳에서 방장님께..  " 스님한테 잡히면 어쩌려고 그렇게 부르고 그러십니까? " 했죠.

모르긴 해도 아마 그때 방장님 속으로 ' 바보 바보..상록수 바보..' 하며 어이없어 하셨을 듯 합니다..ㅋㅋ

 

방장님 예전에 희양산 오르는 중에 길을 막는 스님이랑 두번이나 싸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올라갑니다.

 

 ( 희양산 갈림길 8월5일 02시00분 . 누적 96시간30분 )

 

어느새 산대장님도 올라오시고..

칠십도 경사는 됨직한 구간 빡쎄게 오르고..

희양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한숨 돌리며 쉬었다 갑니다.

 

산대장님 맨앞에 선두로 진행하시고..

산성터 지나고.. 배너미평전 지나고..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 있는곳 조금 지나 대간길과 시루봉 갈림길 직전 공터에서 멈추고..

 

월요일에 출근도 해야하고 하니..하늘재까지 진행하는건 좀 빠듯하고 이화령까지만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읍니다.

그리고 방장님 말씀하시기를.. 

대구훈아님과 꺼미님이 이화령으로 지원오실거라 하시며..

훈아님이 식수와 콜라 가지고 이화령에서 마중산행 올거니까..

배낭에 있는거 다 먹고 가자 하십니다.

 

상록수 먹는것도 귀찮고 하여 배낭 맨채로 눈감고 누워 있는데..

어머, 놀래라.. 갑자기 뭔가가 배꼽 아래에 툭 하고 떨어집니다. 

깜짝 놀래서 뭔가 보니 달걀 이더군요..

살펴보니 방장님이 던져준 듯 합니다.

던질라면 말이라도 하고 던져야지..예고도 없이..

배꼽 아래 맞았기에 망정이지..조금더 아래 맞았으면 상록수 고자 될뻔 했습니다. ㅡ,.ㅡ

휴! 큰일 날뻔 했네 카믄서 달걀을 먹었죠.

하여튼, 방장님 자꾸만 미워질라 캅니다.ㅋㅋ

 

조금 후 그곳을 출발하여 상록수 맨앞에 가다가 멧돼지 땜시 한번 대빵 놀래고..

 

앞에서 혼자 이만봉을 향하여 열라 내빼며 생각합니다.

일단, 이화령 가서 방장님과 대장님들 귀가하는거 배웅해 드리고 하늘재 까지 혼자 진행하기로...

 

 

 

 

 배너미평전(799m) - 2.2km - 이만봉(990m) - 1km - 사다리재(836m) - 2.7km - 평전치(886m) - 1.1km

 - 백화산(1072m) - 1.3km - 황학산(921m) - 4km - 조봉(673m) - 1.5km - 이화령(538m) - 2.3km - 조령샘(895m)

 - 0.73km - 조령산(1026m) - 1.7km - 신선암봉(937m) - 3.2km - 깃대봉3거리(812m) - 0.85km

 - 조령3관문 새재(652m) - 0.9km - 마역봉(939m) - 3km - 동암문(738m) - 0.45km - 부봉갈림길(860m) - 0.97km

 - 주흘산갈림길(968m) - 1.6km - 평천재(767m) - 1.1km - 월항삼봉 탄항산(856m) - 1.8km - 하늘재(520m)

 

 

 ( 이만봉 8월5일 04시59분 . 누적 99시간29분 )

 

이만봉에 도착하여 정상석 찍고 십여분쯤 기다리니 방장님과 산대장님이 도착하시고.

 

 

방장님이 산대장님과 상록수 인증사진 찍어주시고..

산대장님께서.. 곧 해가 뜰거 같으니 일출 볼수있는곳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 8월5일 05시17분 )

 

이만봉 정상을 조금 벗어나니 앞이 훤하게 트인곳이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립니다.

겨울대장님은 그냥 통과 하시고..

조금 있다 가 방장님도 그냥 가버리시고..

 

 

곧 일출이 시작될것을 암시하는 여명속에 주흘산 방향을 찍고..

 

 

땡겨서 한방 더 눌러주고..

금방 시작될것 같던 일출은 좀체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새벽이라 그런지 으슬으슬 점점 추위가 느껴지고..

할수없이 산대장님께 추워서 더 못있겠다 하고 그곳을 출발하여 조금..아주 쪼끔 내려가니..

위에서 산대장님이 소리칩니다. " 해 올라옵니다."

 

 ( 8월 5일 일출 05시39분 . 누적 100시간09분 )

 

그 자리에 멈춰  나무사이로 바라보니 붉은해가 빼곰이 모습을 보이더군요.

 

 

급히 카메라를 꺼내 몇컷 찍어주고..

 

 

곰틀봉 쯤 되는 곳에서 쉬고 계시는 겨울대장님 뵙고..

 

조금 더 가서 사다리재 쯤 되는 곳에서 쉬고 계시는 방장님과 산대장님께

"오르막을 어떻게 그리 잘 가요? 비결이 뭔지 좀 가르쳐 줘봐요." 하니..

산대장님..  " 산에 안오면 됩니다."  하십니다.

흐미, 우문현답 인가요? 상록수 썰렁해서 얼어죽을 뻔 했답니다.^^

좀 쉬었다 먼저 앞으로 갑니다.

 

뇌정산 갈림봉 조금 못미친 곳에서 방장님께 잡힙니다.

방장님 상록수 바짝 따라 붙으시더니 .. " 또 삐졌어요? "  엥?! 아휴 방장님 진짜.. 

어이상실 상록수 암말 안하니까..

방장님 상록수 엉덩이 토닥토닥 하믄서.. " 삐지지 마요. " 합니다. 에궁!..

겉으로 암말 못하고 속으로.." 넹!"  합니다. ㅋㅋ

 

방장님 앞에 가시면서 예전에 여기 왔었던거 같은데 누구랑 왔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하십니다.

 

 ( 평전치 8월5일 07시13분 . 101시간43분 )

 

평전치에서 방장님 은근슬쩍 상록수에게..

상록수 혼자 하늘재 까지 가면 어떻겠나 하십니다.

속으로.. '하이고, 내가 왜 안물어 보나 했다. 내 그럴줄 알았다니까..ㅎㅎ'  하고.

" 그러잖아도 그럴라고 했습니다. "고 하니..

월요일 시간 괜찮으냐고 물으시기에.. 회사에 월요일 까지 쉬기로 했으니까 상관없다 답하고.

 

방장님 또 낚시하려고 슬쩍 낚시줄  던지십니다.

기맥도 같이 하자고.. 하지만, 상록수 첫빵에 덥썩 물을수는 없지요.

일단, 쫌 팅겨야 하니까... ^ ^

" 대간 끝내고 그때 가봐서요. " 그랬는 데..

며칠전에 우연히 [기맥팀 게시판] 보니..헐, 방장님 벌써 기맥참가자 명단에 상록수를 떡하니 올려놓으셨드만요.

에혀, 상록수 쫌 더 팅겨야 하는데.. 벌써 낚여서 파닥파닥..거리는 꼴이라니..ㅋㅋ

내가 증말루 방장님 땜에 몬 삽니다.

 

 

방장님 봉우리에 올라가시더니..

지나 온 방향을 향해 " 야호!" 하니..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산대장님이 " 야호!" 대답 하시고..

방장님 곧 바로.. 가야 할 백화산 방향을 향해 " 야호! " ( 그런 방장님을  바라보며 저양반 왜 저래? 했는 데..)

그 쪽 백화산 방향에서도 누군가 " 야호! " 하고 대답을.. 대구훈아님의 목소리 였습니다.

 

조금 내려갔다 다시 백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곳에서 대구훈아님과 만납니다.

훈아님, 반갑게 인사나누고.. 배낭에서 물과 콜라와 포카리스웨트와 빵을 꺼내 주십니다.

훈아님께 이화령에서 이곳까지 얼마나 걸렸나 물어보니 두시간반 정도 걸렸다고..

우리 만난 시간이 여덟시쯤이니..이화령에서 다섯시반쯤에 출발하셨다는..

대구에서 이화령까지 두시간정도 걸렸을테고..그럼 대구에서 새벽세시쯤에 출발하셨다는 건데..

그 새벽에 이화령으로 달려와 주신 훈아님과 꺼미님...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훈아님은 콜라병을 들고 대장님들을 마중하러 가시고..

상록수는 포카리를 빈병에 나눠 보충하며 방장님을 보니 

훈아님이 내어놓은 빵봉지에서 이것저것 고르더니 도넛빵을 먼저 드시고..

다음으로 또 이것저것 뒤적여 또하나를 드시더군요.

이어 상록수는 야채고로깨를 꺼내 먹는데..

헐! 방장님 상록수 한테 막 뭐라 합니다.

야채고로깨 자기가 먹어야 하는데..상록수가 먹는다고..벙찐 상록수 어이상실..

욕심쟁이 방장님...치사하게 먹는거 갖고 상록수 구박이나하궁..흐규흐규! ㅜㅜ"

 

결국  빵 봉다리에는 소부루빵만 덩그러니.. ^^

뒤에 오신 대장님께는 죄송했습니다만. 상록수는 야채고로깨 딱 하나 먹었구요.

맛난거는 방장님이 다 골라 드셨답니다. ^^

 

조금 후에 산대장님과 훈아님 오시고..

콜라병은 뒤에 오시는 겨울대장님 드시라고 등로에 놓고 왔다고.

훈아님, 축구(런던올림픽 영국과 8강전) 봐야 하는데 여기 왔다고 하니..

산대장님 휴대폰으로 검색하더니.. 한국이 영국을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훈아님, 이화령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꺼미님께 일행 만나서 내려가니 준비하라고 전화 하시고.

백화산 정상으로.

 

( 백화산 8월5일 08시15분 . 누적102시간45분 )

 

 

 

훈아님께서 병만족 백화산 인증사진 찍어주시고..

방장님과 훈아님 앞에 진행하시고 상록수 조금 떨어져 뒤따르고.

산대장님은 뒤에 오시는 겨울대장님 기다렸다가 같이 오겠다 하시고.

 

 ( 황학산 8월5일 08시55분 . 누적 103시간25분 )

 

황학산 정상에 오니 훈아님..뒤에 오는 일행 마시라고 요렇게 물병을 놓으셨고..

황학산 조금 지난곳 까지는 앞서 가시는 두분의 모습을 보며 따라 갔는데..

어찌나 빨리 가시는지..어느 순간부터는 두분의 모습이 사라졌구요..

 

오전시간인데도.. 상록수 밀려오는 졸음에 비몽사몽 진행합니다.

 

 ( 조봉 8월5일 09시42분 . 누적 104시간12분 )

 

졸음과 싸우며 걷는중에 조봉 지나고.

 

 ( 이화령 도착 8월5일 10시40분쯤. 누적 105시간10분 )

 

드디어 이화령에 내려섭니다.

팔각정에 계시던 꺼미님 카메라 들고 달려오시더니 반겨주시며  요렇게 멋진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활짝 웃어보라 하시고 한장 더..

 

방장님은 벌써 씻고 옷도 갈아 입으셨더군요.

상록수도 훈아님 차에 배낭 내려놓고 이화령휴게소에 가서 간단히 씻고..

매점에서 콜라는 없어서 못사고 물과 빵과 이온음료를 사가지고(하늘재까지 더 가야해서) 정자로 돌아옵니다.

조금후에 두분 대장님도 도착하시고.

 

 

꺼미님께서 끓여주신 맛있는 고기찌개에 식사하고 막걸리도 마시고 시원한 수박도 먹고.. 그랬는데..

 

방장님, 꺼미님 한테 상록수 알바 좀 시켰다고 삐졌었다고 일러바칩니다. ㅡ,.ㅡ

아휴, 증말루 방장님 땜에 낯 뜨겁고 챙피해서 상록수 못 삽니다. 못 살아...

상록수 가만 있을수 없어서...그게 아니고..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했다고..막 변명을 ..^^

 

그 때, 옆에 계시던 산대장님 한마디 하십니다.

"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지 싸우면 되냐." 고.

헐, 우리 싸운거 아닌디...쩝! 싸우기는 누가 싸웠다고.. 상록수가 어찌 감히.. ^^

 

 

 

헐! 위에 사진..

상록수 하늘재 까지 또 가야하니..

돌아앉아서 버릴거 버리고 필요한건만  챙겨서 다시 배낭을 꾸리는 중에...

매점에서 구입하지 못한 콜라.. 일행이 마시고 남은거로 좀 보충하는 장면인데..

마치, 한판붙고 삐져서 돌아앉은거 같은 모습이네요.ㅋㅋ

요 사진 누가 찍으신거죠?

산대장님이신가? 아님 훈아님?

 

 

이화령 까지 와주신 훈아님과 꺼미님께 감사드리며 한컷.

 

 

5일동안 멀고먼 거리 함께 걸으며 이끌어주신 방장님과 산대장님 겨울대장님께 감사드리며 한컷 찍고..

 

 ( 이화령 출발 8월5일 12시00분 . 누적 106시간30분 )

 

다음 구간에서도 함께 즐거운 산행 하게되기를 바라며..

하늘재를 향해 출발 합니다.

 

 

이화령 위 헬기장 부근 우거진 수풀 헤치고 걷는 데..

내리쬐는 햇볕..뜨겁다 못해 따갑더군요.

 

조령샘으로 오르는 중에 훤한 대낮인데도 밀려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두번이나 쉬면서

잠시 눈 붙이고..

 

 ( 조령샘 8월5일 13시37분 . 누적 108시간07분 )

 

조령샘에 올라 시원한 샘물에 세수하고 머리감고..

 

 

요래 셀카로 인증사진 하나 찍고..

목계단길 올라 조령산으로.

 

 ( 조령산 8월5일  14시07분 . 누적 108시간37분 )

 

이화령 떠난지 두시간만에 조령산 정상에 착.

 

 

조령산 정상 에서 조금 지난 곳에 있는 전망좋은곳에서 가야 할 대간마루금을 찍고.

신선암봉 928봉 깃대봉 신선봉과 마역봉 멀리 월악영봉..

 

 

셀카 한컷 찍고.

 

( 신선암봉 직전에 올려다 보며 한컷 )

 

 

( 왼쪽 깃대봉과 마역봉 가운데 928봉 오른쪽 부봉 )

 

 

 

 

 

 ( 신선암봉 8월5일 15시22분 . 누적109시간52분 )

 

 

( 신선암봉에서 동쪽으로 바라 본 주흘산 )

 

 

( 신선암봉에서 남쪽으로 바라 본 가운데 구왕봉 멀리 속리산주능선 )

 

 

( 신선암봉에서 서쪽으로 바라 본 멀리 박달산 )

 

 

( 신선암봉에서 서남쪽으로 바라 본 멀리 군자산 )

 

 

( 신선암봉 내려서며 바라 본 월악영봉 덕주릿지 )

 

신선암봉 에서 928봉으로 내려가는 로프구간 중간에서 윗사진 찍고 로프구간 내려서다 삐끗하여

위험천만.. 무릎 좀 까지고..

 

( 928봉으로 오르며 돌아 본 풍경 )

 

사진 속 저곳 중간쯤에서 살모사와 잠시 대적..

등로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살모사..소름 쫘~악.

 

( 지나 온 대간길 우측 신선암봉 좌측 조령산 그 사이로 희양산 구왕봉 흐미하게 대야산 )

 

 

( 조령산과 신선암봉 사이를 줌으로 땡겨서 )

 

 

( 땡겨 본.. 좌측에 황학산 백화산 이만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 주흘산에서 흘러내리는 마루금 멀리 하늘에 흰구름이 멋져서 찍어봤는데..사진으로는 별로네요 )

 

 

 ( 928봉 8월5일 16시23분 . 누적 110시간53분 )

 

928봉에서 조금 지난곳에서 또 졸음이 쏟아져 잠시 눈붙이고 깃대봉3거리로 갑니다.

 

 ( 깃대봉 갈림길 8월5일 17시53분 . 누적 112시간23분 )

 

928봉에서 깃대봉3거리 까지 그리 멀지않은 거리인데도..피곤해서 그런지 엄청 지루하게 느껴지고.

 

 ( 조령3관문 새재 8월5일 18시14분 . 누적 112시간44분 )

 

드디어 새재에 착.

 

 

새재주막으로 직행.

몇분이냐 묻기에 혼자라 하고

동동주(새재주)와 15가지의 산나물과 약초를 넣었다는 전을 주문하니..

혼자 다 먹을수 없을텐데 하는 쥔장의 표정.. 괜찮으니 그냥 주세요 하고..

 

주막 앞에서 대충 씻고 물 보충하고..

캔음료(콜라2 포카리스웨트3) 사서 보충하고..

 

 ( 8월5일 18시37분 )

 

새재주와 전..카메라로 찍은 마지막 사진 입니다.

이후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구요.

 

독특한 맛의 새재주도 좋았고 전도 먹을만 했고..

사진으로는 작아보이지만 양이 꽤 되었고.

 

새재주 거의 두잔정도 남았을 때..

산객 한분이 주막으로 와 자리를 잡으며 쥔장한테 잔술을 주문하고..

저를 보더니..그 보다 저의 배낭에  클럽시그널을 본 듯..

제이쓰리냐 묻기에 그렇다 하고 그분의 얼굴을 보니..

4일 새벽에 늘재에서 만났던 초록바다님 ..

 

반갑게 인사하고 합석하여...

여러 이야기를 나눕니다.

4일엔 은티재에서 하산하여 연풍에서 자고

아침에 은티재에서 다시 진행했다고.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날은 어두워지고..

 

쥔장이 다가와 자기네 여덟시에 끝내야 한다고..

 

자리 정리하고 마역봉으로 출발합니다.

 

상록수 동동주 한동이를 혼자 다 마셨더니 흠냐리..취해서 알딸딸 하여..

초록바다님 먼저 올라가시라 하고..

취한 상록수 취중산행 천천히 진행합니다.

된비알.. 제정신 아니였지요..

마신 동동주가 다 땀으로 나오는 듯..흐텁지근하고 덥고..랜턴불에 나방은 어찌나 많이 날아들던지..

 

 ( 마역봉 8월5일 21시04분 . 누적 115시간34분 )

 

겨우겨우 마역봉에 도착하니 초록바다님께서 계시더군요.

초록바다님 다음날 일정 때문에 아무래도 먼저 가야겠다며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괜찮으니 먼저 가시라 하고.

 

카메라로 마역봉 인증사진을 찍으려 하니..밧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휴대폰으로 정상석을 찍고..

조금 있다가 상록수도 출발.

 

헤드랜턴에 나방이 너무 대들어 할수없이 랜턴을 손에 들고 진행합니다.

취한 술..쉽사리 깨지도 않고.. 취중산행도 만만치 않더군요.

한참 가서 동암문 지나고...계속 갑니다.

 

그 와중에 또 졸립고..

깜깜한 밤길 혼자 걷자니 가끔 무서운 생각도  들고..

그럴때 마다..방장님과 동행하며 봤던 돌굴리기를 합니다.

돌굴리기..^^

 

좀 더 가다 가 너무 졸려서 오르막 등로인데도 불구하고 등로옆 비탈에 걍 앉아 나무에 기대고 잠을 좀 잡니다.

그리고 올라가니..바로 위에 부봉갈림길이 있더군요.

 

 ( 주흘산 갈림길 8월6일 00시42분 . 누적 119시간12분 )

 

주흘산 갈림길에서 하늘재 방향으로 계단 내려서고..

평천재 지나고..

탄항산으로 가는중 소름끼치는 곳 몇차레 지나고..

 

 ( 월항삼봉 탄항산 8월6일 01시24분 . 누적 119시간54분 )

 

 

 

탄항산 정상 조금 내려와 앞이 훤히 트인 넓직한 바위에서 잠시 쉬고..

 

모래산 인가? 기억이 가물가물..'모래산'이란 간판이 있던거 같은데..

그곳에서 잠시 헤매다 곧 제대로 등로 찾아들고.

 

 ( 하늘재 8월6일 02시34분 . 누적 121시간04분 )

 

8월6일 02시30분쯤에 드디어 하늘재에 착.

 

대간2구간 소사마을에서 하늘재 까지 205.6km..

휴식시간 포함 121시간에 걸쳐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하늘재 감시초소 앞에 있는 이정표지판 찍고 하늘재 산장으로 가보니..

밖에서 문이 잠겨있더군요.

 

 ( 계립령 유허비 8월6일 02시39분 )

 

하늘재산장 앞 도로가에 있는 계립령 유허비 한컷 찍고.

다시 산장마당으로 올라가 평상에 배낭 내려놓고 수도에서 목욕하고 옷 갈아입고

평상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다섯시에 깨어 잠시 뒤척이다 배낭 챙기고

하늘재 정상표지석 있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 하늘재 표지석 뒷모습 8월6일 05시58분 )

 

표지석 있는곳에 올라가니..

그곳에서  비박하신 듯한 분께서 아침식사를 하고 계시다 저를 보더니 식사 안했으면 같이 먹자고 하시더군요.

물론, 식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했다고 이야기 하며.. 고맙다 인사하고 표지석 인증사진을 찍습니다.

 

 ( 하늘재 표지석 )

 

 

 ( 하늘재 인증사진 8월6일 06시00분 )

 

하늘재 인증사진 휴대폰으로 찍었는데..어찌된건지.. 사진이 뒤집혔네요.^^

 

하늘재에서 관음리 마을까지 걸어내려오고.

관음리에서 07시에 출발하는 점촌행 버스를 타고

점촌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를 회수하고

문경온천에서 목욕하고 귀가를 합니다. 

 

김천에서 소사마을까지 데려다 주신 새벽님..

김천에서 배웅해주신 일주님과 대진님..

추풍령에 와주신 작은악마님..

이화령에 달려와주신 대구훈아님과 꺼미님..

문자멧 주신 바랭이총대장님..

진심으로 마음 속 깊이 감사드림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부족한  상록수를 이끌어주신 병만족장님 산너머대장님 겨울대장님.. 사랑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님.. 고맙습니다.

 

 

 

출처 : J3 CLUB
글쓴이 : 상록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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